골프 인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골프채에 이어 골프공마저 ‘없어서 못사는’ 품귀 현상이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가뜩이나 주요 원자재인 폴리우레탄 가격이 급등하며 골프공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골프공을 사려는 이들이 늘면서 전형적인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가는 분위기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골프용품 시장에서 골프공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가 늘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신장률이 제한된 것일 뿐, 실제 수요는 더 크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골프공에 앞서 먼저 품귀 현상이 벌어졌던 건 골프채다. 골프채는 주요 재료인 니켈과 티타늄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공급망이 막혀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공급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최소 6개월을 대기해야 할 뿐 아니라 중고품 거래 플랫폼에서는 오히려 신품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골프채 제조사들은 스테인리스강(니켈합금) 등 골프채 주요 원부자재 가격 급등을 이유로 소비자 가격을 최소 5~10%씩 올렸다. 공급자 우위 시장인 탓에 미국, 유럽 등 현지에서 가격을 올리자 국내에서 판매되는 소비자 가격 역시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할 정도로 상승세를 보였다.
골프공도 이제 수요·공급 상황이 비슷하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2~3배가 상승했다. 아울러 물류 대란, 생산 물량이 많은 대형 공장들의 설비 문제 등으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골프공의 주요 재료인 합성수지와 합성고무 가격이 20% 이상 올랐고, 이에 따라 골프공의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4만원 대에 판매되던 ‘타이틀리스트 Pro V1’ 1더즌의 경우 연초 6만원까지 오른 뒤 3개월 만에 6만3000원으로 5% 추가 인상됐다. 요즘 인기가 가장 많은 ‘스릭슨 디바이드 Z-STAR’ 역시 4만원대에 판매되던 것이 7만원대로 75% 가량 올랐다. 하지만 이마저도 품절 현상으로 구매를 위해서는 웃돈을 지불하거나 무작정 대기를 해야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골프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야외 스포츠로 인식되며 골프공을 포함한 골프용품 판매량이 급증했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골프공의 가격이 올랐음에도 물량을 구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