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부산고검장 "검수완박 못 막은 책임, 사직이 최소한 예의"

조재연 부산고검장, 이프로스서 재차 사직 표명

조재연 부산고검장. 연합뉴스조재연 부산고검장. 연합뉴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반대해 전국 고검장들과 집단 사의를 표했던 조재연 부산고검장이 “오직 사직하는 것만이 국민과 검찰 구성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며 검찰을 떠날 뜻을 재차 내비쳤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의 글'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살아온 공직자이자 검찰 선배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조 고검장은 "우리가 모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 법을 막고자 했던 이유는 시행될 경우 엄청난 혼란과 국민 불편을 초래하고 범죄자만 이득을 보며 그 피해는 선량한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었다"면서 “참으로 개탄스럽고 사법역사에 있어서 치욕스러운 일로 기억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국민들의 냉정하고 현명한 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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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태가 오늘 날 이 지경이 된 것은 소위 검찰개혁에 대해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여전히 부족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이제는 검찰을 떠나야 할 자는 떠남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남아야 할 자는 남아 조직을 추스림으로서 그 책임을 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남은 검찰 구성원을 향해서는 “우리의 관심이 ‘검수완박법’ 통과에 대한 분노에만 그친다면 언제든 지금 같은 사태는 또 반복될 것"이라며 "정치세력과 검찰은 필연적으로 긴장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다. 작금의 사태가 오게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더라도 다시는 국민에게서 따가운 질책과 오해를 받지 않도록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킬 방안에 대해서도 함께 지혜를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조 고검장은 지난달 22일 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수완박' 중재안에 합의하자 김오수 전 검찰총장, 박성진 대검찰청 차장검사, 고검장급 간부 6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 청와대는 이달 3일 김 전 총장의 사의는 수용했으나 나머지 고위 간부들의 사표는 반려했다.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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