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단상까지 걸으며 주먹악수·셀카…국민과 함께한 '소통 취임식'

[윤석열 대통령 취임]

격식·권위 파괴 '파격의 연속'

단상 밑 돌출무대서 선서·취임사

다문화어린이합창단 애국가 제창

유명인사보다 사회적약자 전면에

퇴장도 180m 걸어 국민과 스킨십

국회앞 6분간 깜짝 '카퍼레이드'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국회에서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국회에서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대통령 취임식은 소통으로 시작해 소통으로 끝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오전 9시 52분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출입구에서 나왔다. 검은색 정장과 검은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이 문을 나서자 그를 기다리던 아크로비스타 주민 250여 명이 환호했다. 윤 대통령은 양손 주먹을 모아 주민들과 부딪히며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빨간 옷을 입은 한 여자아이에게는 볼을 만지며 인사했고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는 중년 여성 주민에게는 “감사합니다” 인사로 화답했다.

이날 공식 등판하게 된 부인 김건희 여사는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하고 두 손을 모으며 주민에게 수차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에 도착한 뒤의 행보는 소통의 결정판이었다. 광주 출신의 이서영 양과 대구 출신의 변정준 군으로부터 동서 화합의 의미를 담은 꽃다발을 받은 뒤 윤 대통령 부부는 취임식장 단상까지 180m 거리의 잔디광장을 걸었다. 윤 대통령은 밝은 얼굴로 국민들과 주먹 인사를 하는가 하면 휴대폰 기념 촬영에도 응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포함해 전임 대통령이 취임식장 단상 앞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것과 대조적인 풍경이었다. 국민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청와대 입성을 포기하고 용산 집무실을 택한 행보가 취임식에서도 그대로 구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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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이날 취임식은 ‘국민이 함께 만드는 취임식’이라는 주제가 그대로 표출됐다. 식순에서 다문화 어린이들로 이뤄진 ‘레인보우합창단’이 애국가를 부르는 등 유명 인사보다 어린이, 청년, 사회적 약자가 전면에 나섰다. ‘국민의 주권이 제대로 선 나라를 만들고 싶다’는 윤 대통령 의지의 반영이다.

윤 대통령 내외는 ‘국민희망대표’ 20명과 손을 잡고 단상에 올랐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 씨,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귀화해 5대에 걸쳐 헌신한 데이비드 린튼(인대위) 씨, 대구 지역에서 개인으로는 역대 최대 금액을 기부한 ‘키다리 아저씨’ 박무근 씨 등이다.

윤 대통령은 헌법 제69조에 따른 대통령 선서를 할 때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단상에서 계단을 내려와 돌출 무대에 선 것. 윤 대통령은 이곳에 서서 취임사까지 이어갔다. 이같이 관객 방향으로 길게 뻗어 나온 무대는 취임식 최초라는 게 취임식준비위원회 측의 설명이다. 낮은 자세로 국민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겠다는 윤 대통령의 바람이 반영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앞서 서울·부산 등 주요 지역 선거 유세 때도 돌출 무대로 나와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단상 아래로 다가온 시민들과 진한 악수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퇴장할 때도 잔디광장을 걸으며 국민과 인사를 나눴다. 일부 국민이 환호를 보내자 손을 흔들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 정문 앞에서 김부겸 총리와 인사한 뒤 차에 탑승했다. 차량에서도 국민들과 눈을 맞추고 손을 흔들었다. 국회 앞 도로에서는 약 6분 동안 선루프를 열고 일어서서 손을 흔드는 ‘카퍼레이드’를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 첫 출근을 하기 전 인근 삼각지 경로당과 어린이집을 찾아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아이고 어르신들, 동네에 이제 오게 됐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한 어르신은 “용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화답했다. 김 여사도 뒤를 따르며 “잘 부탁합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삼각지 어린이공원에서 국방부 어린이집 어린이들과 만났다. 어린이들이 나무 판에 쓴 편지를 전달하자 윤 대통령은 “그래 고맙다. 어린이를 위해 할아버지가 열심히 일할게”라며 활짝 웃었다. 어린이들이 지나가는 헬리콥터를 보면서 “헬리콥터다”라고 외치자 윤 대통령은 “그래 헬리콥터야”라며 함께 바라보기도 했다. 어린이들과 ‘손하트’를 한 뒤 “사랑해요”를 외치며 기념사진도 찍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실 정문까지 50m가량을 김 여사와 걸어갔다. 윤 대통령은 집무실에 들어선 뒤 오후 12시 40분께부터 공식 집무를 시작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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