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겠다”고 약속했다. 먼저 초저성장과 대규모 실업, 양극화 심화, 사회적 갈등 등 한국 사회의 문제를 반(反)지성주의가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은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며 ‘자유’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어 양극화 등을 해결하려면 ‘빠른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고 역설했다. ‘자유’라는 단어는 윤 대통령 취임사에 35번이나 등장했다.
윤석열 정부는 ‘허니문’을 누릴 여유도 없이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을 헤쳐나가야 한다. 정부는 3%대 수준의 성장과 물가를 희망하지만 국내외 전문 기관들은 ‘2%대 성장’과 ‘4%대 물가’를 전망한다. 설상가상으로 무역수지와 재정수지의 쌍둥이 적자까지 겹쳤다. 투자 위축과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노동·규제 개혁으로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기술 초격차를 확보해야 한다.
새 정부가 ‘민간 주도 성장’을 키워드로 제시한 만큼 규제 개혁을 통한 혁신 생태계 구축은 필수다. 윤 대통령은 이날 5대 그룹 총수 및 6대 경제단체장들과 만찬을 함께하면서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약속했다. 역대 정부도 모두 규제 개혁을 외쳤지만 결국 동력 상실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규제 혁파를 성공시키려면 대통령이 불굴의 의지를 갖고 임기 초반에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과학기술과 혁신’을 언급한 것은 다행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참모진 인선에서 과학기술 담당 수석을 두지 않아 기술 초격차를 경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취임사에서 강조한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말의 성찬에 그치지 않으려면 과기 컨트롤타워를 두고 대통령이 일관되게 기술과 인재 육성 의지를 밝혀야 한다. 윤 대통령은 초심을 잃지 말고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와 초격차 과학기술로 ‘자유와 번영을 꽃피우는 나라’를 만들어가야 한다. 자유와 함께 강조한 가치인 공정·연대로 국민 통합까지 이뤄내야 5년 후 박수를 받으면서 용산 집무실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