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학기당 고작 20명 채용…계약학과론 인력수요 감당 역부족

1부. '다이내믹 코리아' 기업에 달렸다

<2> 인재 기근 시달리는 한국-첨단산업 경쟁력 상실

LG에너지·SK온·삼성SDI 등

'채용연계형' 학과 신설했지만

석·박사 과정으로 졸업생 적어

인재 직접 키우는 英 다이슨처럼

'기업의 대학 설립' 등 허용해야






급격히 성장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배터리·디스플레이 기업들은 특정 대학과 계약학과를 신설해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하지만 선발할 수 있는 인원이 워낙 소수인 데다 교육과정에 기업이 참여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 늘어나는 인력 수요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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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채용연계형 계약학과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려대와 배터리-스마트팩토리학과를 개설했으며 SK온도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e-SKB’ 석사과정 모집 공고를 내고 인재 육성에 나섰다. 삼성SDI는 서울대·포스텍 등과 손잡고 석·박사 장학생을 선발한다. LG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업계도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연계형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계약학과만으로는 인재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기업들은 입을 모은다. 대부분 석·박사과정으로 운영되다 보니 한 학기당 뽑을 수 있는 인력이 10~20명 정도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현재 배터리 분야에 부족한 석·박사 인력이 1000명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예상만큼 계약학과 지원자가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굳이 지방에 사업장이 있는 기업으로 오는 것은 고생길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학문을 배우는 대학에서 특정 기업을 겨냥한 교육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길러내기도 쉽지 않다. 현행 교육체계상 기업이 계약학과를 운영하더라도 학사과정 운영에 직접 참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해외의 경우 기업의 대학 설립에 제약이 없다. 글로벌 가전 기업 다이슨이 영국 노퍽주에 다이슨기술공과대학을 설립해 다이슨연구소와 각종 연구를 진행하고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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