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도심 하늘길 선점하라"…막 오른 통신3사 'UAM 대전'

◆LG유플러스도 컨소시엄 구성

정부 주도 'K-UAM' 사업 참여

카카오·GS칼텍스 등 6개사 맞손

SKT·KT 이어 진출…3파전 양상

통신·모빌리티·항공 기업 '사활'





국내 대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정조준한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이 국내 통신사를 중심으로 한 3파전으로 압축됐다. UAM은 도심 상공 수백미터 상공에 자율주행드론을 띄워 사람과 물자를 수송하는 기술인 만큼 5세대 이동통신(5G)망이 필수다. 정부가 2025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 ‘하늘길’을 선점하려는 통신·모빌리티·항공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1일 LG유플러스(032640)는 카카오모빌리티·GS칼텍스·제주항공(089590)·파블로항공·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와 손잡고 국토교통부 한국형 UAM 그랜드챌린지(K-UAM) 실증 참여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상엽 LG유플러스 CTO는 “통신사업자로서 5G를 비롯한 이동통신이 지상 뿐만 아니라 UAM이 비행하는 하늘에서도 높은 수준의 품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검증하고 안정적인 UAM 운행을 책임지는 선도사업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티맵모빌리티·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272210)·한국교통연구원과 손 잡은 SK텔레콤(017670), 현대자동차·현대건설·인천공항공사·대한항공(003490)과 협력에 나선 KT(030200)에 이어 LG유플러스도 컨소시엄 구성을 마치고 UAM 사업에 본격 진출하는 구도다.



각 컨소시엄은 참여사 면면이 다르지만 통신사가 참여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UAM 관제와 운용을 위해 저지연·초고속 5G 통신망이 필수적인 탓이다. 통신 3사는 K-UAM 실증사업이 요구하는 통신품질을 확보하는 데 역점을 두고 5G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통신 3사는 통신망은 물론 UAM 교통관리시스템도 제작하고 있다. 교통관리시스템은 기체를 무선 모니터링해 항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하고 장애물을 회피하도록 막는 체계로 UAM의 ‘두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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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 도입을 위해서는 빠른 속도와 함께 긴 체공시간, 높은 적재중량을 지닌 기체가 필수다. 한화시스템·현대자동차·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 등이 각 컨소시엄에 참여해 드론 제조를 맡는다. SK텔레콤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화시스템은 국내 대표 방산업체로 UAM은 물론 공격형 드론 등을 개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미국 UAM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과 업무협약(MOU)를 맺기도 했다. 조비 에비에이션은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최장 비행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KT와 함께하는 현대자동차는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본부와 미국 자회사 슈퍼널을 통해 UAM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영국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와 손 잡았다.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는 세계 시장에 1350여 대 이상 eVTOL 제작 선주문을 받은 제조사로 2024년 열릴 파리 올림픽에서 시범비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계열사 LG사이언스파크와 협력해 LG그룹 배터리·모터 등 역량도 적용할 계획이다.

UAM이 ‘도심항공교통’인 만큼 항공사도 빠질 수 없다. 각 컨소시엄에는 한국공항공사·대한항공·제주항공 등 항공사가 발을 담그고 있다. 항공전문인력을 제공함은 물론, 항공운항 노하우를 제공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함이다. 모빌리티 기업이 참여한 점도 눈에 띈다. SK텔레콤은 티맵모빌리티, KT는 현대차(005380),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협업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3차원 지도 제공과 운항 노선 최적화 등을 맡는다. 이 외에도 이착륙 공간 확보를 위해서는 현대건설·GS칼텍스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 컨소시엄은 전국 GS칼텍스 주유소 옥상에 UAM 착륙장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점이 눈에 띈다.

통신3사를 비롯한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은 각 방면에서 지닌 전문성을 융합해 빠르게 성장 중인 UAM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내놓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20년 74억 달러(약 8조3300억 원)였던 세계 UAM 시장은 2040년 1조4740억 달러(약 1750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 평균 30% 성장한다는 전망이다.

정부도 K-UAM 사업을 발판으로 이제 막 열리고 있는 글로벌 UAM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K-UAM 사업은 2023년 1인승 시제기 개발을 완료하고, 2025년 UAM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안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2차원 도로의 한계를 극복할 UAM은 통신사 뿐 아니라 모빌리티·항공사 입장에서도 놓쳐서는 안 될 시장”이라며 “각사가 미래 사활을 걸고 UAM 시장 선점에 투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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