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디캡 지수 1.4 이하의 아마추어 또는 프로 선수만이 출전할 수 있는 US 오픈 지역 예선에서 40오버파 112타를 써낸 골퍼가 있어 화제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존 에커트(미국)는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오크우드CC(파72)에서 열린 US 오픈 지역 예선에 출전했다. 58명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 25명만이 80대 이하의 타수를 기록한 가운데 에커트는 40오버파 112타라는 스코어를 적어내 놀라움을 샀다.
포트 헤이스 주립대에서 골프 선수로 뛰었던 콜 그리튼(미국)은 이날 에커트 함께 라운드를 했다. 그는 “에커트의 첫 인상은 좋았지만 그 이후로 정상적인 게 하나도 없었다”고 경기 상황을 전했다.
10번 홀(파5)에서 경기를 시작한 그리튼은 넓게 펼쳐진 페어웨이에 드라이버로 티샷을 날렸다. 그리튼과 달리 하이브리드를 꺼내든 에커트는 티샷을 30도 왼쪽으로 겨냥하더니 토핑을 냈고 공은 고작 4.5m쯤 날아갔다. 이를 지켜본 그리튼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며 “그 이후에도 에커트는 장갑을 낀 채 퍼트를 하는 등 여러가지 눈에 띄는 행동을 보였다. 나는 그가 ‘US 오픈 지역 예선 출전 자체가 꿈인 사람’ 정도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에커트는 첫 두 홀에서 트리플 보기,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두 홀 만에 5오버파를 기록하자 그제야 에커트의 캐디는 그리튼에게 “에커트는 미식축구 게임 내기(판타지 풋볼 리그)에서 져서 그 벌칙으로 지역 예선에 출전하게 된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에커트가 ‘프로 골퍼’로서 지역 예선에 출전했다는 것. 그리튼은 “에커트의 플레이를 보면서 화가 나기도 했고 웃기기도 했다”며 “그가 프로 골퍼 자격으로 출전해서 핸디캡 지수 충족 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됐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놀라워했다. 미국 골프닷컴에 따르면 에커트가 실제로 프로 자격을 갖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US 오픈 지역 예선 사전 등록에는 프로로 신청한 인원에 대한 별도의 확인 절차가 없다고 한다.
에커트는 이날 전반 58타, 후반 54타의 스코어카드를 적어냈다. 그는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파 4개를 기록한 것에 만족한다”며 “보통은 90대 이하의 타수를 친다”고 전했다.
제122회 US 오픈은 다음 달 16일부터 나흘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브루클라인의 더 컨트리 클럽에서 열린다. 지난달 25일 시작된 US 오픈 지역 예선은 오는 23일까지 미국 44개 주와 캐나다의 109개 코스에서 18홀 경기로 치러진다. 지역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은 지역 예선을 면제 받은 선수들과 36홀로 진행되는 최종 예선에서 만난다. 지금까지 지역 예선과 최종 예선을 거쳐 US 오픈에서 우승한 선수는 켄 벤투리(1964년)와 오빌 무디(1969년) 2명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