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취임 후 대북특사 파견 및 직접 방북 가능성을 열어뒀다. 권 후보자는 대북 정책이 ‘이어달리기’와 같아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 기간에 남북·북미가 맺은 여러 합의가 새 정부에서도 유효할 것이라는 뜻도 밝혔다.
권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을 설명하는 대통령특사를 북한에 파견할 의사가 있느냐’는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남북 관계 사항 등을 보고, 또 우리 외교안보팀과 협의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이같이 답했다. ‘장관이 되면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도 “남북 관계 상황을 봐가면서 개인적으로 특사가 됐건, 무엇이 됐건 비핵화를 포함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허심탄회한 자리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는 데 대해 권 후보자는 “대북 정책은 이어달리기가 돼야지 이전 정부 것을 무시하고 새롭게 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며 소신을 밝혔다. 그는 “‘애니싱 벗(anything but) 문재인’, 모든 것을 뒤집는다는 것은 우리 대북 정책을 위해서도 그렇고 북한에 이용을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기간 남북·북미가 맺은 여러 선언에 대해서도 “새 정부에서도 유효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미가 2018년 6월 합의한 싱가포르 선언에 대해서도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도 존중한다고 했고 저희도 존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이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과 무엇이 다르냐는 지적에는 “비핵·개방·3000이 사실 비핵화를 다 해야 경제 지원을 해주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톱니바퀴처럼 일정한 정도의 비핵화가 있으면 그에 대해 일정한 정도의 보상을 하고 경제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박왕자 씨 사건과 천안함 사건이 이어지고 북한의 핵실험이 있다 보니 정책을 펼치지도 못하고 끝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역시 ‘선(先)비핵화, 후(後)개발’ 방침을 세웠다기보다는 단계적으로 보상할 계획도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