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어린이책] 고구려·고려에도 존재했던 '다문화'

■아이들과 함께 읽는 역사 속 다문화 이야기

김문환 지음, 홀리데이북스 펴냄





408년 고구려 광개토왕 때 지어진 평안도 덕흥리 고구려 고분벽화에 견우와 직녀 그림이 나타나는데, 견우직녀의 칠석 설화나 고구려를 대표하는 ‘삼족오’는 공통적으로 중국에서 전래된 것들이다. 고려 공민왕은 몽골 출신 왕후인 노국공주와 함께 견우직녀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내용이 ‘고려사’에 등장한다. ‘춘향전’에서 춘향과 이몽룡이 마주친 광한루(廣寒樓)의 다리 이름도 견우직녀 설화의 오작교다. 중국과의 교류에서 유입된 설화가 고구려, 고려를 거쳐 조선을 관통한 사례다.



‘한민족’을 운운하지만 이는 순혈주의의 민족성이라기 보다는 우리 모두를 관통하는 문화와 정신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역사 속 다문화 이야기’는 단군 이래 한국 역사를 관통하는 일관된 현상으로 ‘다문화 사회’를 짚어준다. 저자는 “역사에서 찾아낸 국제화와 다문화라는 키워드가 디지털 기반의 4차 산업혁명 시대 주역인 청소년들의 눈과 귀를 여는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책 쓴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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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역사를 관통한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동서 교류의 상징인 이탈리아 베네치아, 동서 문명의 교차로에 위치한 아프가니스탄 등을 돌아봤다. 애달픈 사연이 담긴 고대 한국의 국제결혼, 정략과 사랑이 뒤얽힌 고대 서양의 국제결혼 등은 흥미를 더한다.

적대국이던 이슬람 교도들이 마시던 커피를 유럽인은 ‘악마의 음료’라고 멀리했지만 점차 빠져들었고, 커피 금지를 요청받은 교황 클레멘스 8세는 오히려 커피에 세례를 베풀었다.

책의 마지막 장은 현재와 맞닿아 역사적 유적지들을 경기장으로 활용하는 2024파리올림픽을 바라본다. 17세기 바로크 양식의 베르사유 궁전에서 승마경기가 열리고, 19세기 산업혁명을 상징하는 에펠탑에서 비치발리볼 대회가 열린다. 나폴레옹 시대 도시계획으로 탄생한 샹젤리제에 사이클 도로경기 결승라인이 마련되는 등 여러 나라 다양한 문화의 어울림 속에서 ‘내 삶의 의미’는 더욱 분명해진다. 1만80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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