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칩 위탁생산(파운드리)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객사와 논의 중이다. 최근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와 물류 비용이 오르고, 칩 수요 과잉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가격을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파운드리 서비스 가격을 20% 가량 인상할 계획이다. 파운드리 생산 라인 중에서도 레거시(옛) 공정에 대한 가격을 올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고객사에게 올 하반기부터 새로운 가격 정책을 적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파운드리는 고객사의 칩을 대신 생산해주는 사업을 뜻한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서비스 가격을 올린 이유는 최근 반도체 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극심한 공급망 마비와 칩 수요 증가세 등으로 요약된다.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각종 원자재 수급이 제한되고 있다. 또 완성된 반도체나 재료를 전달하는 물류망도 크게 혼잡하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게다가 고객들의 파운드리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비대면 수요 증가세와 IT 시장 고도화로 생산 주문이 폭증하는 추세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2022년도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삼성 파운드리의 향후 5년치 수주잔액은 지난해 매출의 8배 규모”라고 밝혔다.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 TSMC, 대만의 UMC 등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경쟁사들도 지난 몇년 간 수차례 파운드리 가격을 올렸다. 삼성전자도 이러한 국면을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 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