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질과 도덕성에서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부적격 인사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결국 (조선 시대) 여성 인구 절반이 언제든 주인인 양반들의 성적 쾌락 대상이었다”고 망언했다. 지난해 3월 “일본군 만행에 대한 분노의 절반이라도 조선 시대 노예제에 대해 탐구하고 분노하자”고 한 인터넷 매체 기고문이 파문을 일으키자 해명에 나섰지만 되레 논란을 더 키웠다. 그는 일본군위안부 피해 배상금에 대해 ‘화대’라고 비유했고 동성애에 대해서는 ‘일종의 정신병’이라고 발언했다.
다문화를 다루는 자리에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인사를 임명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대통령실은 “좀 더 지켜보겠다”면서 시간을 끌다가 13일 오후 ‘자진 사퇴’ 형식으로 김 비서관을 경질했다. 대검 운영지원과장을 지낸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검찰 재직 때 성 비위로 두 차례나 내부 감찰을 받은 후 징계성 처분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통령실은 “정식 징계 절차가 아니었다”고 해명했으나 성 비위 논란에 휩싸였던 인사가 대통령의 핵심 참모를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부원장·원장으로 재직할 때 아들과 딸을 경북대 의대에 편입시켜 ‘아빠 찬스’ 논란을 낳았다. 그의 아들이 병역 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았다가 5년 뒤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으로 바뀐 것도 석연치 않다. 사퇴한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온 가족이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는 ‘공정과 상식’에 배치되는 인사들이다. 정권 핵심 인물들의 흠결은 윤 대통령의 리더십과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새 정부가 ‘내로남불’ 지적을 받지 않고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면 정 후보자 등 도덕성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른 인사들을 즉각 교체·경질하고 인사 검증 시스템에 구멍이 없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