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콘텐츠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이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리얼라이즈픽쳐스와 합병을 추진한다. 양사는 최근 미국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영향으로 대외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콘텐츠 역량을 결집해 기업공개(IPO)에 만전을 기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일부 주주의 동의가 필요해 변수로 남아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코퍼레이션과 리얼라이즈픽쳐스는 합병을 위해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갤럭시코퍼레이션과 리얼라이즈픽쳐스의 기업가치를 각각 4000억 원, 1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합병 비율을 논의하는 단계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자회사 세임사이드컴퍼니 소속 가수 매드클라운의 부캐(부캐릭터) ‘마미손’을 내세워 이름을 알린 기업이다. 마미손의 인기에 그치지 않고 갤럭시코퍼는 다양한 부캐 콘텐츠를 메타버스 플랫폼에 공급·기획하면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 신한캐피탈, 한화생명 등으로부터 2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해 기업가치도 2700억 원을 달성했다.
이번 협상에서 갤럭시코퍼레이션의 기업가치가 4000억 원 수준으로 논의되는 건 11곳의 자회사도 평가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자회사인 페르소나스페이스는 지난해 네이버(NAVER(035420))의 메타버스 사업 계열사인 네이버제트와 블록체인 기업 두나무로부터 100억 원을 투자 받은 바 있다.
또 한글과컴퓨터(030520)가 이 달 들어 페르소나스페이스에 20억 원을 투자하며 기업가치를 1200억 원으로 평가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과 페르소나스페이스의 시장 가치만 합쳐도 3900억 원이 되는 셈이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이 리얼라이즈픽쳐스 인수를 추진하는 건 메타버스 플랫폼에 탑재할 콘텐츠를 보강하기 위해서다. 리얼라이즈픽쳐스는 배우 하정우가 출연한 ‘신과 함께- 죄와 벌’과 ‘신과 함께-인과 연’, 이병헌 주연의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제작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를 세 편 배출했다. 최근엔 인기 웹툰 ‘전지적 독자 시점’을 영화화하기로 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리얼라이즈픽쳐스는 추후 IPO에 도전하고 콘텐츠 제작을 위한 투자 유치를 지속하려면 갤럭시코퍼레이션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국내외에서 제작 역량을 인정받은 것과 별개로 코로나19에 따른 영화업계의 불황을 타개하면서 지속 성장을 이루기가 만만치 않아진 때문이다. 마침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신규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대신증권(003540)을 IPO 주관사로 선정해 내실 다지기에 들어간 상태다.
합병 성사 여부는 지난해 200억 원 대 자금 투자해 리얼라이즈픽쳐스의 지분 35%를 확보한 스톤브릿지캐피탈에 달렸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갤럭시코퍼레이션의 전체 가치를 4000억 원 수준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창업자이자 51%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인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양사 합병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대 지분을 보유한 3대 주주 스마일게이트도 합병안을 검토 중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공개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양사가 각각 상장을 이른 시일에 완료하기는 어렵다는 걸 주요 주주들이 알고 있다” 면서 “주주총회에서 합병 안건이 통과되려면 최소 67%의 찬성이 필요해 스톤브릿지캐피탈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