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전쟁연구소 “푸틴 출구전략은 핵 위협…러軍 전멸할 수 있어”

"크림반도 사태 재발하지 않도록 서방 지원 필요"

"푸틴 망설인다면 러시아군 궤멸할 수 있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로만 부사르긴 사라토프주 지사 대행을 화상으로 면담하고 있다. AP연합뉴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로만 부사르긴 사라토프주 지사 대행을 화상으로 면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전쟁의 출구전략으로 지금까지 확보한 점령지를 병합하고 새로 편입한 땅을 지키기 위해 핵 위협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13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푸틴 대통령이 수개월 내에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 지역을 러시아 연방에 병합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이 새롭게 자국의 영토로 편입한 지역의 방어를 위해 직간접적으로 핵 위협을 하게 될 것으로도 내다봤다.



러시아가 병합할 것으로 보이는 곳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와 헤르손주, 자포리자주의 러시아군·친러 반군 점령지다. 러시아는 이미 이들 지역에 친러 지역정부를 세우고 경제 체제를 루블화 기반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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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손주 친러 정부 부책임자인 키릴 스트레무소프는 11일 “헤르손주가 올해 말까지 러시아에 편입될 수 있도록 입법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ISW는 러시아의 점령지 병합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전쟁에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출구전략으로 러시아가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한의 성과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에서 나치 세력으로부터 탄압받는 주민들을 위해 특별군사작전을 벌였다며 전쟁을 정당화해왔다. 따라서 지금까지 점령한 돈바스 일부 지역이나마 병합해야 목표를 달성했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비록 푸틴 대통령이 처음 설정한 목표인 우크라이나 현정부 전복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지만 이는 우크라이나에는 엄청난 타격이 될 수 있다.

ISW는 러시아의 점령지 병합 시기는 푸틴 대통령이 자국 군대가 처한 현실을 얼마나 빨리 받아들일지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이 전쟁에서 약점이 노출된 자국 군대의 현 모습을 인정하면 지금까지 점령한 지역을 바로 병합하겠지만, 점령지를 넓힐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만큼 병합이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ISW는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을 전부 점령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인데, 푸틴이 돈바스 전체를 차지한 이후로 병합을 미루려 한다면 부실한 리더십과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러시아군이 궤멸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동부를 병합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서방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동부를 장기 점령한다면 우크라이나 정부의 장기적 생존 능력에 엄청난 손상이 가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ISW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병합되기 전에 남동부를 탈환하지 못한다면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같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즉각적인 반격을 돕기 위해 서방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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