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월1000' 배달 기사는 이제 꿈…오토바이 매물 쏟아진다

배달 수요 급감에 탈배달…파티룸도 줄폐업

배달 오토바이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배달 오토바이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용 오토바이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최대 바이크 커뮤니티를 분석한 결과 125cc 이하 기준으로 하루에만 약 3,000개의 중고 바이크 판매 글이 올라온다. 코로나19 정국에서 호황을 맞은 배달업에 뛰어든 기사들이 거리두기가 해제돼 배달 수요가 급감하자 서둘러 오토바이를 처분하며 ‘탈(脫)배달’ 행렬에 나섰기 때문이다.



16일 중고 바이크 업계에 따르면 오토바이를 내놓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서울 광진구에서 중고 바이크를 매입·판매하는 한 점주는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배달이 줄어들면서 중고 바이크를 내놓겠다는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매물 중에는 3000㎞도 안 탄 바이크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기간에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를 구매한 뒤 1~2년도 안돼 처분하는 바이크 주인들이 많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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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배달을 선택하는 이유는 배달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4월 18~24일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배달앱 3사의 총 이용자 수는 5047만5131명으로 전월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같은기간 배민 하루 평균이용자는 전월 대비 9%, 요기요는 16%, 쿠팡이츠는 18% 줄었다. 최근에는 3사의 배달 주문이 약 20% 가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을 주업으로 했던 한 기사는 “요새 콜을 잡기가 쉽지 않아 배달앱 콜센터에 전화까지 했다"며 “이제는 배달만 해서 먹고 살 수 있는 시기는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배달 전문 매장을 차린 점주 들은 한숨을 쉬고 있다. 배달 전용 삼겹살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하루에 10콜도 받지 못하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며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고객 수가 급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 자영업자 사이트에는 치킨·분식 등 배달 전문 점포를 창업했던 점주들의 양도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휘청이는 시장은 배달뿐만이 아니다. ‘파티룸’을 운영했던 자영업자들도 가게를 처분하고 있다. 파티룸은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할 때 MZ세대의 주요 모임 장소로 각광받은 바 있다. 프라이빗한 장소에서 모임을 가질 수 있는데다 불특정 경로의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파티룸을 운영했던 한 점주는 “방을 잡고 술을 마시는 ‘방술’ 문화가 코로나19를 통해 확산되며 파티룸을 창업했었다”며 “고객이 거의 끊기다시피 해 가게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파티룸은 공간 대여업으로 초기 투자 자본이 적어 코로나19가 한창일 당시 직장인들의 ‘투자처’러도 각광 받은 바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타격을 받던 점포들을 오프라인 위주의 점포로 ‘업종 전환’을 원하는 점주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각종 프로모션에 나섰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정국에서 배달 수요를 타고 크게 급증했던 치킨, 커피 시장은 죽고 고기집 등 홀 영업 중심의 시장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며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을 끌어모으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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