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은 대만에 증오심을 품은 중국계 이민자의 소행이라고 미 수사당국이 16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사건이 발생한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의 돈 반스 보안관은 총기 사건의 피의자인 중국계 이민자 데이비드 초우(68)가 최근 중국과 대만 사이의 긴장 관계 등 정치적 요인과 함께 대만에 대한 증오심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초우의 차량에서 대만에 대한 집착과 대만 사람에 대한 증오를 담은 메모가 여럿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이 밝힌 사건 경위에 따르면 초우는 사건 당일인 15일 라스베이거스에서 권총 두 자루를 구매한 뒤 차를 몰고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라구나우즈시의 제네바 장로교회에 도착했다. 이후 교회 문을 쇠사슬로 막고 총과 화염병으로 무장한 채 신도 40여 명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 총격으로 현장에서 1명이 숨지고 중상자 4명을 포함한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건 당시 교회에 있던 신도 대부분은 대만계였다.
토드 스피처 오렌지카운티 지방 검사는 "피의자가 대만 사람과 대만에 대해 절대적인 편견을 갖고 있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우를 오는 18일 살인 1건과 살인미수 5건, 불법 폭발물 소지 4건 등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피처 검사는 이번 사건에서 사형 구형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방수사국(FBI) 또한 이번 사건에 대한 증오범죄 수사를 개시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 뉴욕주 버팔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백인우월주의 의식을 가진 남성이 흑인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10명이 숨진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반스 보안관 또한 기자회견에서 “오늘날 미국에 존재한 가장 추악한 인류의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사건 전날 발생한 버팔로 총격 사건을 언급했다.
주미 대만 경제문화대표부(TECRO)의 샤오메이친(蕭美琴) 대표는 트위터 성명을 내고 "희생자 가족을 비롯해 슬픔에 잠긴 대만계 미국인 공동체와 함께한다"며 "생존한 부상자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