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취임 1년' 장윤석 티몬 대표 "커머스계 넷플릭스 될 것"

[CEO STORY]

아프리카TV 손잡고 웹예능 선보이고

인플루언서 협업, 단독기획 상품 출시

이용자들의 욕구·재미 충족시켜줘야

브랜드 발굴·육성부터 가상세계로 연결

고객 충성도 높일 오프라인 공간 조성도

'브랜드 풀필먼트'로 새 패러다임 만들것

장윤석 티몬 대표가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 기자장윤석 티몬 대표가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 기자




“플랫폼이 고도화되고 빠른 배송 같은 서비스가 보편화했지만 기존 e커머스 플랫폼들의 경쟁력은 오히려 약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플랫폼도 차별화된 경쟁력, 즉 오리지널 콘텐츠가 필요한 시대가 됐고 티몬은 커머스 버전의 넷플릭스 같은 플레이어가 되고자 합니다.”



장윤석 티몬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인근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경쟁이 격화된 e커머스 플랫폼 시장을 이같이 진단하며 티몬의 방향성을 ‘커머스 버전의 넷플릭스’라고 제시했다. 그는 “기존 e커머스 플랫폼들은 가격과 효율성의 경쟁을 이야기했는데 앞으로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서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플랫폼이 이용자들의 다양한 욕구와 재미를 충족시켜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지난해 6월 티몬 수장을 새롭게 맡으면서 바꾼 티몬의 캐치프레이즈가 ‘사는 재미의 발견’인 이유이기도 하다.

장 대표는 취임 후 1년 동안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며 티몬의 변화와 재도약에 온 힘을 쏟았다. 장 대표가 대표직에 올랐던 지난해 티몬은 쿠팡·네이버쇼핑 등과 비교해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약했다. 그가 부임하기 전 티몬이 목표로 했던 올해 기업공개(IPO)도 사실상 물거품이 된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장 대표는 티몬이 보유한 자산과 역량이 충분하다고 봤다. 그는 “티몬이라는 재료를 어떻게 요리해서 경쟁력 있는 레시피를 만들어낼지를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장윤석 티몬 대표가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 기자장윤석 티몬 대표가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 기자


고심 끝 찾은 키워드는 ‘콘텐츠’와 ‘협업’


‘티몬을 살려야 한다’는 큰 숙제를 떠안은 그는 고민 끝에 ‘콘텐츠’와 ‘협업’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꺼내 들었다. 피키캐스트를 이끌었던 경험을 십분 활용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티몬은 아프리카TV와 손잡고 웹 예능을 선보였고 지역의 우수 농산물을 산지 직송해주는 ‘티프레쉬’나 인플루언서와 단독 기획 상품을 출시하는 ‘위드티몬’ 같은 브랜드도 새롭게 론칭했다. 그 결과 티몬은 올해 1분기 기준 신규 고객이 전년 대비 10% 늘었고 매출은 같은 기간 19% 증가했다. 다양한 실험을 거듭한 장 대표는 이제 ‘브랜드 풀필먼트’라는 새로운 비전을 내걸고 기존 플레이어들과의 경쟁이 아닌 그들보다 한발 앞선 새로운 커머스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장 대표가 이야기하는 브랜드 풀필먼트는 단순히 중소 브랜드들이 쉽게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 수 있는 툴을 제공하는 차원이 아니다. 브랜드를 발굴하고 이들이 성장해 글로벌로 진출하는 모든 과정을 일컫는 말이다. 심지어 팝업스토어 같은 오프라인 경험과 가상세계로의 연결까지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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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는 “최근 다양한 ‘디지털네이티브브랜드(DNB)’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를 발굴하고 알리는 역할을 티몬이 할 수 있다고 봤다”며 “온라인·오프라인·가상세계 등 공간이라는 자산과 브랜드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입점 브랜드사를 ‘거느리던’ 기존 플랫폼의 모습이 아니라 브랜드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는 인프라스트럭처의 모습인 셈이다.

가장 먼저 티몬은 브랜드들이 상품을 판매하고 구독자를 모을 수 있는 ‘브랜드 홈’을 새롭게 만들 계획이다. 그리고 이곳에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공간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연결할 예정이다. 그는 “브랜드들이 고객 충성도를 높이려면 오프라인에서의 경험도 필요하다”며 “이들이 마치 공유 오피스를 쓰듯이 오프라인으로도 쉽게 진출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티몬은 이지스자산운용과 협업해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있는 여러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과거 가로수길에는 소위 ‘힙’한 브랜드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비어있는 공간이 많다”며 “온라인 브랜드들이 이곳에서 고객과 소통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고 팬덤을 구축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이 9년 만에 사옥을 대치동에서 신사동 가로수길로 옮기는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다양한 협업도 준비 중이다. 종합 플랫폼의 특성상 모든 카테고리의 브랜드들과 함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보니 다양한 버티컬 파트너들과 공동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그는 “트렌드 의류, 명품, 프리오더 등 전문 분야에서 잘해왔던 업체들과 협업해 브랜드들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윤석 티몬 대표가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 기자장윤석 티몬 대표가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 기자


가상세계까지 연결…새 커머스 생태계 만들 것


여기에 더해 장 대표는 가상세계까지 연결한 새로운 커머스 생태계를 만든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가로수길’을 시범 무대로 삼아 가상세계에 구현하고 이 생태계에 필요한 대체불가토큰(NFT)이나 코인을 발행한다. 그는 “브랜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인플루언서나 리뷰어 같은 다양한 기여자들이 있는데, 가상세계를 통해 이들에게 일종의 지분과 오너십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티몬에 입점한 브랜드에서 제품을 구매하거나 리뷰를 작성한 경우 NFT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장 대표는 “지금까지는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같은 기술이 없다 보니 기여자들에게 정당한 몫이 돌아가지 않고 플랫폼들이 ‘헤게모니’를 쥐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블록체인 기술이 이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자신 있게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장 대표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 앞에 있는 티몬을 “기존의 자산을 해체하고 이를 재조합하는 과정에 있다”고 평가했다. “기존의 플랫폼들은 사실 브랜드들을 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플랫폼이 많아진 지금은 브랜드들이 원하는 플랫폼을 찾아다니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러한 산업의 흐름 앞에서 티몬은 브랜드와 상생하는 플랫폼으로 새롭게 변하고자 합니다.”

He is... △1978년 서울 △2002년 연세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2007년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씩스클릭' 대표 △2013년 콘텐츠 제작 업체 '피키캐스트' 대표 △2021년 e커머스 플랫폼 '티몬' 대표


백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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