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윤재순 '성추행 미화' 논란…최영미 "잠재적 성범죄자 특징 보여"

최영미 시인/연합뉴스최영미 시인/연합뉴스




성비위로 징계성 처분을 받은 전력과 함께 과거에 쓴 시에 성추행을 미화하는 듯한 내용을 담았다는 논란의 중심에 선 윤재순 대통령 비서실 총무비서관 파문과 관련, 최영미 시인이 "약간 잠재적인 성범죄자의 특징이 보인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2017년 한국 문단 내 성폭력 관행을 폭로하며 문하계 '미투 운동'을 촉발한 최 시인은 16일 전파를 탄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나와 "이런 분을 나라를 대표하는 비서실의 비서관으로 앉혀야 되는가"라면서 이렇게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최 시인은 윤 비서관의 시를 두고 "시를 읽었는데 주관적인 기준에서는 시라기보다는 산문에 가까운 글"이라며 "어떤 창의적 표현도 거의 없고, 재치나 은유나 기법적인 측면에서도 조금 수준이 낮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최 시인은 또한 "(윤 비서관이 이런 시를 쓰게 된 이유는) 개인적 추측인데 제가 시 속에서 읽은 것은 어떤 욕망"이라며 "성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한 시기에 자신의 욕망을 삐뚤어진 방식으로 배출하는 청소년기 자아가 고착된 사례, 그런 어떤 남성의 내밀한 욕망을 읽을 수 있었다"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최 시인은 "시인도 한 사회 구성원이고 어떤 지켜야 할 선이 있다"고 지적한 뒤 "표현의 자유는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면 안 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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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순 대통령 비서실 총무비서관/연합뉴스윤재순 대통령 비서실 총무비서관/연합뉴스


여기에 덧붙여 최 시인은 논란이 된 윤 비서관의 시 한 구절을 언급한 뒤 "이분이 좀 인격적으로 성숙되지 않은 분이구나 (생각했다)"며 "제가 보기에는 교육의 문제다. 소년기에 고착된 성에 대한 욕망, 그것에 대한 인지가 글로 보인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한편 2002년 '문학세계' 신인 문학상으로 등단한 윤 비서관의 시집 곳곳에 왜곡된 성인식이 드러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시집 '가야 할 길이라면'에 실린 '전동차에서'라는 제목의 시에는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 보고/엉덩이를 살짝 만져 보기도 하고/그래도 말을 하지 못하는 계집아이는/슬며시 몸을 비틀고 얼굴을 붉히고만 있어요/라며 지하철 성추행을 '사내아이들의 자유'로 표현한 구절이 담겨 논란이 됐다.

파장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윤 비서관의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비서관은 성폭력적인 신체 접촉과 언행으로 두 번이나 경고를 받았다"며 "윤 비서관은 자신의 시집에 지하철 전동차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 보장된 곳'이라며 지하철 성추행 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한 시를 실었다. 그것은 문학이라 할 수 없는 정말 끔찍한 인식"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윤 비서관이 과거 시인으로서 활동했을 당시의 표현 논란에 대해 "윤 비서관은 국민들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윤 비서관이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했던 여러 표현은 지난 20여 년간 바뀐 현재 기준으로 봤을 때 일반적인 국민들의 시각과 큰 차이가 있다"고도 했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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