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자매 코인 테라USD(UST) 폭락 사태로 전 세계 개인 투자자들이 재산 손실의 고통과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루나, 테라 사태는 가상화폐 투자가 활성화된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과 스페인, 인도, 나이지리아 투자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특히 루나·테라 발행업체인 테라폼랩스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서도 투자자의 피해가 속출한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루나가 추락하면서 피해를 본 이들의 반응과 상황을 전했다. 나이지리아의 실직자 노페 이사는 “루나가 추락하면서 5천 달러(635만원)를 모두 날렸다”며 “내가 가상화폐에 홀렸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인도 뭄바이의 그래픽 디자이너 테잔 슈리바스타바는 “루나 몰락으로 15분 만에 모든 돈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유럽 투자자들도 루나 폭락의 파장을 피하지 못했다.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는 루나 폭락과 개미들의 손실을 조명했다. 한 30대 투자자는 "루나에 4만 유로(5천300만원)를 투자했는데 현재 4유로(5천300원)로 추락했다"며 "루나가 가장 안전한 내기로 보였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영국의 인기 유튜버이자 래퍼인 JJ 올라툰지는 트위터에 “루나 급락으로 280만 달러(35억 원) 손실을 봤다”는 글을 올렸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루나 폭락에 일부 투자자들이 극단적 선택을 고려하는 글까지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개미의 온라인 투자 토론방으로 알려진 레딧에도 투자 손실에 절망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특히 “자녀 3명을 둔 가장”이라고 밝힌 한 투자자는 “주택융자 빚이 있는 상황에서 이번 손실로 은퇴 계획을 미뤘다”면서 “18만 달러(약 2억 3천만원)를 단번에 날렸다”고 적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레딧 게시판에 "집을 잃고 노숙자가 될 신세"라며 극단적 선택이 자신이 가진 유일한 탈출구라고 묘사했다. 이외에도 친구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해서 주변에 정신건강 상담 지원을 요청했다는 사연 등도 잇따라 올라왔다.
싱가포르 매체 투데이도 현지 가상화폐 텔레그램 채팅방에 극단적 선택 시도를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글이 게재됐다고 전했다.
한편 테라는 실물 자산을 담보로 하는 다른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가상화폐 루나 발행량을 조절해 1개당 1달러 가치를 유지하도록 한 특이한 구조로 설계됐고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으로 분류됐다. 또 테라와 루나를 운영하는 테라폼랩스는 투자자가 테라를 예치하면 연 20% 수익률을 제공하겠다면서 투자자를 모았는데 이는 다단계 금융사기(폰지사기)와 다름없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후 루나와 테라는 폭락 사태를 거치며 이른바 '휴지조각'으로 전락했다. 특히 루나는 일주일 새 99% 넘게 폭락해 세계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상장폐지 조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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