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2라운드로 불리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 지지자들의 결집이 가속화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보다 취임 직후 지지율이 낮다는 야권의 비판에도 여권 지지자들은 단단히 뭉쳐 있는 모습이다. 반면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던 민주당 성향의 지지자들은 상대적으로 결집이 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보수층 결집에 더해 중도층에서도 우위를 점하면서 서울 전 권역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압도했다.
24일 서울경제가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22~23일 실시한 서울 지역 여론조사에 따르면 3월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찍은 투표자 중 91.4%는 오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당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송 후보를 지지한다고 대답한 유권자는 79.3%에 그쳤다. 심상정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층에서도 오 후보는 30.6%를 얻어 송 후보(25.5%)를 앞섰다.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여야는 그동안 집토끼 사수에 역점을 기울여왔다. 특히 민주당은 대선 패배로 위축된 지지자들의 결속을 위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강행한 데 이어 대선주자였던 이재명까지 조기 호출했지만 기대와 다르게 지지층 결집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념 성향별 지지도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뚜렷했다. 이번 조사에서 보수층 중 86.4%는 오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반면 진보층에서 송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72.5%에 머물렀다. 오 후보는 중도층에서도 56.7%를 기록해 송 후보(29.7%)를 두 배 가까운 격차로 앞섰다. 대통령 취임 뒤 약 3주 만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구도상 여권이 유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반영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오 후보는 무엇보다도 서울 전 권역에서 송 후보보다 높은 지지를 얻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지지세가 강하다고 평가받는 서울 동북부에서도 상당한 선전을 하고 있다.
강북동(강북·광진·노원·도봉·동대문·성동·성북·중랑)에서 오 후보는 53.6%를 기록하며 송 후보와 20%포인트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강북서(마포·서대문·용산·은평·종로·중구)에서도 오 후보는 54.9%를 기록한 반면 송 후보는 34.5%를 얻는 데 그쳤다. 강남서(강서·관악·구로·금천·동작·양천·영등포)에서는 오 후보와 송 후보가 각각 49.4%, 38.1%를 얻었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강남동에서는 오 후보가 67.3%로 송 후보(22.9%)와 약 세 배의 격차를 보였다.
오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에 힘을 몰아줬던 40대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여당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히는 40대는 지난 대선에서 이 후보가 60.5%를 기록하며 윤 후보(35.4%)에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20대(44.5% 대 31.3%), 30대(51.3% 대 32.6%), 40대(50% 대 38.6%), 50대(50% 대 44.4%), 60대(67.7% 대 28.4%) 등 모든 연령층에서 오 후보가 우세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통신3사 가입자 리스트 무작위 추출을 활용한 무선(100%) 전화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4%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