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57)이 26일 국민참여재판을 받는다. 보통 형사재판은 변론 종결 후 판결 선고 기일까지 평균 3주에서 한 달 정도가 소요되지만, 이번 재판은 전체 절차가 하루 동안 진행되는 만큼 이르면 이날 선고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종채)는 이날 강도살인, 살인, 사기, 공무집행방해, 전자장치부착등에관한법률위반,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모두 7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 씨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한다.
국민참여재판은 만 20세 이상 국민이 배심원과 예비배심원으로 참여하는 형사재판 제도다. 보통 국민참여재판에는 배심원 7명과 예비배심원 1명까지 모두 8명이 참여하지만, 이 사건은 법정형이 사형·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 이상에 해당해 배심원 9명과 예비배심원 1명이 참여한다. 배심원들의 유·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 등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재판부의 참작 요소가 된다.
앞서 강 씨는 특수강제추행 혐의로 지난해 5월 복역하다가 전자발찌부착명령을 받고 천안교도소에서 가출소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유흥비 등 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강 씨는 이 과정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가 같은 달 29일 서울 송파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전과 14범으로 알려진 강 씨는 첫 재판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고 “사형 선고를 내려도 반박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두 번째 재판에서 돌연 입장을 번복했다. 그는 “검찰의 공소장에 왜곡된 내용이 많아 배심원의 객관적인 판단을 받고 싶다”며 법원에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그는 국민참여재판 개최 여부를 다루는 공판준비기일에서 “감경을 원하는 게 아니다. 흉악범도 아니다. (주변에서) 매도하고 그러니까”라고 말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검찰의 공소 사실 중 ‘첫 번째 피해 여성이 돈을 빌려주지 않아 살해했다’, ‘첫 번째 범행 당시 흉기를 사용했다’ 등의 내용을 부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