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588조 투자…초격차 위해 정부는 무슨 일 할 것인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롯데·한화그룹이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위해 총 588조 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5년간 반도체·바이오, 신성장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450조 원(국내 36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간 8만 명의 청년을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5년까지 전동화·친환경, 신기술·신산업 등의 분야에서 국내에만 63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우리 기업의 ‘대표 선수’들이 막대한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은 기업이 성장을 이끌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절실한 것은 민간의 활력을 높이는 일이다. 치열한 패권 전쟁이 벌어지는 글로벌 정글에서 살아남고 지속 가능한 성장·복지 선순환을 가능하게 하려면 초격차 과학기술을 확보해 성장 동력을 재점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규제·노동·세제 개혁 및 예산 지원 등으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 5~10개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초격차 기술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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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우선 ‘신발 속 돌멩이’ 같은 규제를 제거해 기업들이 다시 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세계 흐름에 역행해 최고 25%까지 올려놓은 법인세율도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다.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대하고 노조에 기울어진 노사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노조에는 파업 때 사업장을 점거하도록 허용하면서 사측에는 대체 근로를 금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업종별 특성을 무시한 채 획일적으로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로제와 최저임금 제도도 개선하는 게 바람직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중소기업인 대회에 참석해 “근본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 성장에 집중하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새 정부는 말로 격려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확실하게 밀어주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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