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후반기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두고 여야가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여론은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오차 범위 안쪽에서 근소하게 앞서고 정치적 이념 지향에 따라 응답이 선명하게 엇갈리면서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힘을 실어주지는 않았다.
서울경제의 의뢰로 칸타코리아가 24~25일 실시해 26일 발표한 경기 지역 여론조사에 따르면 ‘후반기 국회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맡아야 한다’는 응답이 44.9%를 기록해 ‘야당이 맡아야 한다(42.6%)’는 응답을 2.3%포인트 앞섰다. ‘모름·무응답’은 12.5%였다.
후반기 국회 개막을 앞두고 여야는 법사위원장 쟁탈전에 돌입했다. 지난해 7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원대내표는 의석수에 따라 상임위원회를 11 대 7로 배분하고 후반기 법사위를 국민의힘이 가져가기로 원구성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은 “정부 견제를 위해 법사위는 야당이 가져가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고 국민의힘은 “협치 거부”라고 맞서며 갈등을 빚었다. 각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의 체계·자구심사권한을 갖고 있는 법사위는 각종 법안을 본회의로 넘기는 최종 문지기의 역할을 한다. 국회 전체에 18개 상임위가 있지만 법사위의 무게가 여타 상임위와 다른 이유다.
이번 조사에서 정치적 이념 성향과 지지 정당에 따라 유권자의 응답은 뚜렷하게 갈렸다. 진보층(71.6%)과 더불어민주당(72.9%) 지지층에서는 70% 이상의 비율로 집권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법사위는 야당의 몫이 돼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보수층(72.6%)과 국민의힘(73.2%) 지지층에서는 70% 이상의 유권자들이 여당이 가져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민주당이 국회의장을 사수한 상황 내에서 법사위를 통해 국회 내부의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중도층에서는 야당(44.0%)이 맡아야 한다는 응답이 여당(42.5%)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을 근소하게 앞섰다.
여야 모두가 ‘양보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공방은 6·1 지방선거 이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장단 표결 협조와 법사위원장 자리를 연계시켜 협상력을 발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사는 경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폰 가상번호를 100% 활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5.3%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