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이인실 한국여성발명협회 회장(변리사)을 신임 특허청장(차관급)으로 내정했다. 앞서 교육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모두 여성으로 지명한 데 이어 사흘 만에 또다시 여성 전문가를 발탁한 것이다. 국회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로 읽히는데, 다만 청문회가 순탄할지는 불투명하다. 원 구성이 지연될 가능성이 큰 데다 더불어민주당이 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는 탓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정자와 관련해 “부산대 출신 첫 변리사이자 한국의 세 번째 여성 변리사로서 30년 이상 지적재산권 분야에 종사한 자타 공인 최고 전문가”라며 “여성 경제활동 참여 확대를 실현하기 위해 20년 이상 여성 단체 활동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1985년 국내에서 여성으로서는 세 번째로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다. 국제변리사연맹 한국협회장, 세계전문직여성(BPW) 한국연맹 회장도 지냈다.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여성 인재 인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균형을 좀 잡아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남성 편중 인사라는 비판에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았고 여성 인선에 여론도 호의적이어서 윤 대통령도 (인사 방향에)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여성 공직자를 잇달아 기용한 만큼 야당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26일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박순애 서울대 교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김승희 전 의원,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오유경 서울대 교수까지 여성 전문가 3명을 일괄 지명했다. 윤석열 정부 초기 내각의 남성과 여성 장관 비율은 문재인 정부 초기와 마찬가지로 13 대 5다. 야당 등의 비판을 받아들인 인사를 단행한 만큼 민주당도 장관 임명에 협조하는 것이 맞다는 게 당정의 시각이다.
다만 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매입해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추가 제기하는 등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 후보자는 법무법인 취업과 아들의 병역 회피 의혹 등으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민주당은 이미 전문성 부족 등을 이유로 박 후보자 역시 부적격 대상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경기도 남양주 일대에 농지를 구입한 뒤 해당 농지가 공공주택 부지로 수용됐다”며 “농지 구입 후 직접 영농을 하지 않았다면 ‘농지법 위반’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