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차 인니 양산, 도요타·상하이차는 태국으로…韓·中·日 전기차 ‘신남방 대전’

아이오닉5 인니 흥행에 자극받아

SAIC, 泰에 배터리공장 설립중

도요타도 2년뒤 생산 돌입 예정

"현지서 한국 기업 호감도 높아"

현대차 인도네시아 생산공장. 사진제공=현대차현대차 인도네시아 생산공장. 사진제공=현대차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신(新)남방’ 지역의 전기차 시장을 놓고 한국·중국·일본 완성차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가 현지에 구축한 생산 공장을 바탕으로 초기 시장을 선점 중인 가운데 경쟁 업체도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3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설립해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양산을 시작한 현대차(005380)에 이어 중국과 일본 업계가 현지 생산 체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는 내년을 전기차 양산 시점으로 정하고 태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중국 만리장성자동차(GWM)도 태국에 확보한 생산공장에서 2024년부터 전기차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토요타는 일본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2024년부터 태국에서 전기차 ‘bZ4X’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한·중·일 완성차 업계가 현지 생산을 추진하는 건 신남방 지역 정부가 내세운 지원책과 관련 있다. 현지 정부는 단순히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자동차 산업을 키우기 위해 자국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업체에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 내 전기차 생산 기업이 부품과 인력을 현지화하면 각종 세금을 면제해준다. 태국 정부는 현지 생산 계획을 제시한 업체에만 전기차 한 대당 최대 15만 바트(약 56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수입 관세율을 40% 인하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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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방 국가 간에 아세안무역협정(AFTA)이 체결돼 있는 점도 완성차 업계가 현지 생산에 나서게 만드는 요인이다. AFTA에 따라 신남방 역내에서는 부품 현지화 비율이 40%를 넘으면 완성차에 무관세 혜택이 주어진다.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면 회원국 전체에 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수출하는 것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2022 인도네시아 국제모터쇼(IIMS)’에서 공개한 ‘아이오닉 5’. 사진제공=현대차현대차가 ‘2022 인도네시아 국제모터쇼(IIMS)’에서 공개한 ‘아이오닉 5’.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는 일찍이 현지 생산 역량을 갖추며 초반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현대차는 2019년 12월부터 총 15억 5000만 달러(약 1조 9000억 원)를 투자해 인도네시아 브카시시 델타마스 공단에 완성차 공장을 세웠다. 이 공장은 지난 3월부터 현지 전략형 SUV 크레타에 이어 전기차 아이오닉5까지 생산하기 시작했다. 아이오닉5는 인도네시아에서 공개된 뒤 약 한달 만에 1587대가 계약되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지난해 현지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된 차량(693대)의 2배가 넘는 수치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현지에 배터리셀 공장까지 건설하고 있다.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2023년 상반기 완공해 2024년 상반기 중 양산을 시작한다.

신남방 지역 자동차 시장은 지금까지 일본 제조사가 독점하고 있었는데, 현지 생산 역량과 전기차 기술력을 앞세우면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제조사가 얼마든 현지 시장을 재편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의 이점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를 넘어 신남방 국가의 전기차 시장을 선점해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제조사는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에 집중해 왔다”며 “국내 업계가 현지 정부의 지원을 받아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내세우면 승산이 있다. 현지 정부에서도 과도한 일본 자본 의존을 우려하고 있고, 국민 사이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호감도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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