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후 1년 만에 ‘최대 매출·최소 적자’를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시동을 건 쿠팡이 자체 배송 경쟁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국 단위의 물류센터에 수조 원을 쏟은 결과 로켓배송 시스템이 효율화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직고용 인력인 ‘쿠팡 친구’를 활용해 택배사 분담 물량을 자체 배송으로 돌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엔 수도권을 제외한 일부 지역에서 전체 로켓배송 물량의 약 30%를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이 대신해왔는데, 이를 자체 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쿠팡은 한진택배가 맡아 처리하던 로켓배송 물량을 5~6월 자체 배송으로 순차 전환하기로 했다. 한진택배에 위탁한 로켓배송 물량은 매달 약 700만 개로, 이 중 쿠팡은 약 360만 개 물량을 직접 배송한다. 31일 경기도 화성시, 전남 나주·광양·목포 등을 시작으로 전국 65개 중·소도시에서 차례로 전환이 이뤄진다.
쿠팡이 이처럼 자체 배송 역량을 확대할 수 있는 배경에는 수년간 공들인 ‘물류 인프라’가 있다. 쿠팡은 지난해에만 2조 원 가까이 투자해 약 48만 평(약 160만㎡)에 달하는 물류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2019년부터 최근까지 추가 건립 계획을 밝힌 대형물류센터는 전북 완주, 충북 청주, 충남 계룡시, 부산광역시 등 10곳 이상이다. 올 3월에는 축구장 46개 크기의 대구 첨단 물류 센터 준공식을 열었고, 내년 하반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고용 인원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쿠팡의 국내 고용 인원은 2017년 1만3452명에서 지난해 6만5772명으로 5배가량 많아졌다. 이 중 물류 시설 종사자가 약 4만1000명, 배송 인력이 1만50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쿠팡의 물류 서비스가 내재화를 거듭하면서 업계에서는 쿠팡이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를 통한 3PL 사업 확대로 흑자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 초 물류 전문가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대표이사로 선임한 데 이어 배송 기사를 대거 채용하고, 전국에 있는 택배 대리점 수십 곳과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