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을 위해 백악관을 찾은 가운데 이날 백악관 브리핑룸이 팬미팅 못지 않은 열기로 가득 찼다.
31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미국의 '아시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AANHPI) 유산의 달' 마지막 날인 이날 '반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기 전 백악관 브리핑룸을 찾아 짧은 연설을 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여러분 중 대부분이 방탄소년단을 그래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국제적인 아이콘으로 알고 있지만 방탄소년단은 존중과 긍정의 메시지를 홍보하는 청년 대사로서도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방탄소년단을 소개했다. 이후 RM이 영어로 "반아시아계 혐오범죄와 아시아계 포용성, 다양성이란 중요한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에 초대받아 큰 영광"이라고 연설을 시작했으며 이어 진과 지민, 제이홉, 정국, 슈가, 뷔가 차례대로 한국어로 연설을 진행했고 다시 RM이 영어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날 브리핑룸은 평소의 2~3배 수준인 100여명의 기자들로 가득 찼다. 한 미국 기자는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이렇게 기자들이 브리핑룸에 많이 모인 게 언제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고 다른 일본 기자는 "일본에서도 방탄소년단에 대한 관심이 많아 직접 왔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브리핑룸은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로 이렇게 가득 차지 않았다"고 전했다. 방탄소년단이 브리핑룸에 입장하자 기자들은 모두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으며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휴대폰을 내려달라(phone down)"는 외침이 튀어나와 마치 팬미팅을 연상케 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반응은 뜨거웠다. 브리핑을 생중계하는 백악관의 유튜브 채널은 한때 동시 접속자가 3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트위터에서는 '#BTSatTheWhiteHouse'과 각 멤버의 이름이 트렌드에 오르기도 했다.
백악관 밖도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한 팬들로 가득 찼다. 가디언은 "백악관 입구에 모인 젊은 팬들의 모습이 콘서트장의 것과 닮았다"며 팬들이 ‘아시아인 증오를 멈춰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