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창립된 뒤 한 공장에 이 정도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건 처음입니다.”
지난달 30일 서울경제와 만난 김기혁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 생산기술연구소 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국민차 칭호를 얻은 티코부터 스파크, 다마스, 라보까지. 1991년 준공 후 경차 생산을 전담하던 한국GM 창원공장은 1조 원에 달하는 시설 투자를 통해 최근 새로운 공장으로 재탄생했다. 기존에 32대 수준이던 시간 당 생산능력은 60대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며 1년에 25만 대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생산의 유연성도 확보했다. 김 부장은 “차체 공장은 소형부터 대형차까지 최대 6종의 차를 혼용 생산하는 ‘멀티플 프로덕션’이 가능한 공장으로 탈바꿈했다”고 강조했다.
GM은 한국 사업장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2018년부터 창원공장을 개조하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GM 본사가 배정한 차세대 CUV(크로스오버 차량)를 한국에서 연구·개발해 생산까지 할 수 있는 기반을 닦기 위해서다. CUV는 부평공장에서 생산되는 SUV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견인할 양대 차종으로, 내년부터 창원공장에서 생산된다.
GMTCK 생산기술연구소는 CUV를 안정적·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창원공장을 개조하는 작업을 단 4개월 만에 완수해냈다. 이 과정에서 생산성과 품질을 높여줄 신기술도 대거 적용했다. 2만 개 넘는 자동차 부품의 품질을 관리하는 ‘신규 에러 검출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창원공장은 조립공장 전체 라인에 신규 에러 검출 시스템을 적용하고 최적화했다. 이 시스템을 공장 전체에 적용한 건 전 세계 GM 사업장 중 창원공장이 처음이다. 3D 카메라가 판넬의 흠결을 자동으로 확인하는 ‘비전 인스펙션 시스템’ 역시 창원공장에 적용된 신기술이다.
성기택 VSMEGA 실행2팀 부장은 “처음 적용된 신기술로 생산 과정에서 유리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GM의 엔지니어들도 창원공장을 높게 평가하고 벤치마킹 대상으로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공장 프로젝트에 참여한 생산기술연구소 직원들의 각오는 남달랐다. 30년 가까이 일하며 회사의 부침을 함께한 만큼, 이번 사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제한된 시간 내에 공장을 바꿔놓기 위해 밤낮없이 작업에 매달리며 지금까지 축적한 차량 생산 노하우를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김 부장은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완성할 전환점으로 CUV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CUV는 그간의 기술력과 노력이 담긴 의미 깊은 차량”이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