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오세훈에 쏠린 서울 민심…구청장·시의회는 견제·균형 택했다

[서울구청장 권력 지형도]

민주, 현역 구청장 선전에

열세 예상 속 12곳서 우세

국힘은 13곳서 승기 잡아

민심, 팽팽한 대립 택한 듯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서울 중구 무교동 캠프사무실에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미소 짓고 있다.연합뉴스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서울 중구 무교동 캠프사무실에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미소 짓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 사실상 무승부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8~10석을 목표치로 제시했던 만큼 예상 밖 결과에 다소 고무된 모습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몰아준 서울 시민들이 ‘견제와 균형’을 외쳤던 민주당의 호소에 호응한 결과로 해석된다. 2018년 선거에서 서울 25개 구 중 서초구를 제외한 24개 구를 내줬던 국민의힘은 지난번보다 당선인을 늘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2일 오전 1시 40분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에 따르면 서울 25개 구 중 민주당은 12곳에서 앞서고 있다.



세부적으로 성동·광진·중랑·성북·강북·노원·은평·강서·구로·금천·영등포·관악구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제치고 있다. 특히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노원·중랑·성동·은평 등 4개 구에서는 당선 ‘확실’로 예측되며 승기를 굳히고 있다. 이는 서울시장 선거와도 대비되는 결과다. 서울시장 선거 개표율이 35%를 기록한 가운데 오세훈 후보는 25개 구 모든 곳에서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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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선전은 ‘인물론’이 통한 결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14개 구에서 현역 구청장이 재도전에 나섰다. 민주당은 현역 프리미엄을 고려할 때 8~10석은 사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당 자체적으로는 관악·성동·중랑 등은 우세를,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을 비롯해 은평·성북구 등도 박빙 우세 지역으로 분류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현역 구청장 중 지역 구민들한테 우수한 평가를 받아왔던 후보들이 예상보다 선전했다”면서 “일찌감치 대세론을 구가했던 오세훈 시장에 맞서 견제와 균형을 호소했던 캠페인 전략이 어느 정도 통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예상 밖 결과에 다소 당혹한 모습도 보인다. 서울 지방선거 투표율은 53.2%로 전국 평균치를 웃돌았지만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지역은 투표율이 유독 저조해 국민의힘은 출구조사 직후 승리를 전망했다. 실제 가장 투표율이 낮았던 5개 구는 금천구(49.7%), 강북구(49.8%), 관악구(50.4%), 중랑구(51%), 광진구(51.4%) 순으로 드러났다. 이 지역은 2018년 선거에서 민주당 구청장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된 곳들이다. 당시 관악을 제외한 4개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60% 초중반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강남 3구 투표율은 25개 구 중 최상위권에 속했다.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서초(56%)였다. 송파와 강남도 각각 55%, 53.6%를 기록했다. 부동산 정책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강동(53.8%), 양천(55.4%), 동작(54.4%)도 투표율이 높은 편이었다.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인 오세훈 후보의 후광효과가 구청장 선거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31일 노원→도봉→강북→성북→동대문→중랑 등 접전 지역으로 꼽히는 11개 구를 돌며 구청장 후보를 지원사격했다. 오 후보는 “서울시장과 구청장·시의원·구의원이 한꺼번에 일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면서 “국회도, 시의회도, 구의회도 발목 잡는 사람이 없어야 일할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집값에 민감한 ‘한강벨트’에서 대체로 우위를 보인 것은 소기의 성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강을 둘러싼 11개 자치구(강남·강동·마포·송파·광진·성동·영등포·강서·용산·동작·서초)는 3월 대선에서도 한강벨트로 불리며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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