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HLB그룹, 의료기기 업체 잇단 M&A 왜 [Why 바이오]

HLB테라퓨틱스, HLB의 의료기가 회사

화진메디칼·화진메디스 33억 원에 인수

HLB생명과학, '에임'·HLB, 에프에이 인수

안정적 실적 내는 의료기기업체가 타깃

신약개발 위한 캐시카우 확보가 주요 목적

재무건전성 관련 상장 리스크 제거 효과도


HLB(028300)그룹이 인수합병(M&A)·매각 등을 통해 재무 건전성 강화와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약 개발로 연구개발(R&D) 지출이 많은 계열사에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을 더해 재무 건전성을 보강하고 있는 것이다. 코스닥 상장사는 별도기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 때문에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다. 동시에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LB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의료기기 종속회사 화진메디칼과 화진메디스를 HLB테라퓨틱스(115450)에 33억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HLB테라퓨틱스는 이달 초에 이사회를 열어 화진메디칼과 화진메디스의 인수를 공식 확정할 예정이다. 화진메디칼과 화진메디스는 HLB가 2018년 인수해 의료기기 사업에 첫 진출한 회사다. 일회용주사기, 필터주사기를 판매하며 지난해 각각 86억 원, 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HLB 관계자는 "두 회사의 사업 양수도는 그룹 내 의료기기 사업 전문성 강화와 당사 수익구조 개선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HLB테라퓨틱스는 의료기기 사업을 더해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HLB테라퓨틱스는 2020년 2분기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올 1분기 별도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매출 비중이 2020년 73.8%, 2021년 44.5%에 달했던 백신 유통사업이 올 1분기에는 신규 수주가 없어 비중이 28.7%까지 쪼그러든 상태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안구건조증 치료제 ‘RGN-259’을 선정, 3차례 3상을 완료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추진 중이지만 투자비용이 계속 들어가야 해 수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에 인수하는 화진메디칼·화진메디스는 기존에 안정적 매출을 내고 있는데다, 멤브레인 필터주사기 등 신제품도 개발하고 있어 미래 성장성이 기대된다.




지난달 31일에는 HLB생명과학(067630)이 체외진단의료기기 전문업체 ‘에임’을 979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의 플라스틱 디바이스를 제조하는 회사로 지난해 매출 1668억 원, 영업이익 422억 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매출만 969억 원에 달했다.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상업화와 반려동물용 항암제 임상을 진행 중인 HLB생명과학도 2019년 4분기 이후로는 연달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HLB 생명과학은 이번에 에임 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 지속적으로 신약개발에 나설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관련기사



앞서 HLB도 지난해 10월 체외진단의료기기 기업 '에프에이'를 1019억 원에 인수했다. 올 1분기부터 에프에이의 실적이 반영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HLB는 리보세라닙의 미국 FDA 신약 허가를 위해 대규모 임상 비용을 투입하느라 장기간 적자에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놓여있었지만, 에프에이를 인수하며 극적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HLB 관계자는 "HLB는 적극적인 M&A를 통해 신약 개발과 의료기기 사업을 두 축으로 'HLB 바이오 에코시스템 벨류체인(HBS)'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