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박찬욱 감독 "완성도 가장 높은 작품, 극장에서 볼만하다"

'헤어질 결심' 제작보고회

"칸 수상 보다는 국내 관객 반응이 더 중요해"

탕웨이 "한국어 연기 박감독 덕분에 걱정 없었다"

박찬욱 감독(왼쪽부터), 배우 탕웨이, 박해일이 2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열린 영화 '헤어질 결심' 제작보고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박찬욱 감독(왼쪽부터), 배우 탕웨이, 박해일이 2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열린 영화 '헤어질 결심' 제작보고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어질 결심’은 코로나19 시대에 개봉을 하지 못하면서 후반작업이 길어진 덕분에 제 영화 중 사운드, 이미지 등의 완성도가 제일 높은 작품입니다. 극장에서 볼만하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전에 만들었던 모든 작품들보다 한국인만 이해할 수 있는 점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탕웨이의 한국어 대사가 제 생각에는 좀 특별한데, 영화관에서 감상하면서 함께 영화를 보는 감각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2일 서울 중구 JW메리어트호텔동대문에서 열린 자신의 신작 영화 ‘헤어질 결심’의 제작보고회에서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영화가 이미 지난달 열린 칸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후 외신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을 뿐 아니라 박 감독이 감독상까지 수상한 덕분에 국내외 관심도 높아져 있다. 박 감독은 ‘올드보이’, ‘박쥐’에 이어 칸 영화젱서 세 번째로 상을 받았으며, 개인적으로는 첫 감독상 수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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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 감독은 오로지 영화가 국내 관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에 관심을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칸 영화제 수상소감을 묻는 질문에도 “제게는 세 번째 수상보다 한국에서 개봉해 관객들이 어떻게 봐 주실 지가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전엔 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면 상장만 줬는데 트로피가 새로 생겨서 보기도 좋고 다행이라는 생각은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헤어질 결심’은 일밖에 모르는 깔끔하고 친절한 경찰 해준(박해일)이 변사사건을 수사하던 중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며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서래의 의심스러운 면을 심문하고 수사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깊어진다. 박 감독은 “각본을 작업한 정서경 작가와 형사 이야기와 정훈희의 노래 ‘안개’를 사용한 로맨스를 하나로 합한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얘기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형사물, 로맨스 어느 쪽으로 기울지 않게 하는 게 원칙이었다”며 “형사의 업무가 영화 속에서는 연애의 과정이다. 심문하는 동안 유혹, 밀고 당기기, 원망, 변명 등 연인들이 하는 모든 일이 벌어진다”고 덧붙였다.

함께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탕웨이는 “처음 출연 제안을 받고 박 감독으로부터 한 시간 반 동안 줄거리를 들으며 점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평소 박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좋아했다는 그는 “외국어로 연기해야 했지만 걱정이 없었다. 배우를 안심시키는 감독이었기에 배우로서만 집중해서 편하게 연기하면 됐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형사 역할에 처음 도전한 박해일은 “장르물 속 형사 캐릭터를 소화하기 어색할 것 같은데, 이 작품 속 형사는 잘 맞을 것 같았다”며 해준 캐릭터에 대해 “친절하고 깔끔한 열심히 사는 직업인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 작품의 공개 후 전작들과 결이 다르다는 평을 받은 데 대해 “이번엔 다르게 하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감정을 숨기고 본심과 반대로 말하고 돌려 이야기하는 이들을 다루다 보니 이들의 미묘한 내면을 보여주려면 다른 자극적 요소를 낮춰야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작품의 관심사는 탕웨이의 한국어 연기다. 박 감독은 “탕웨이가 잘 배운 한국어를 구사하지만 낯설고 묘하다는 인상을 주고자 했다”며 “이를 통해 우리와 타자 간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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