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쌍용건설, 국내기업 품에 안긴다

10여개 계열사 지닌 글로벌세아

두바이투자청에 입찰참여의향서

이르면 내달 주식매매계약 체결

'해외건설 명가' 부활할 지 주목





두바이투자청(ICD)에 인수된 지 7년 만에 쌍용건설의 주인이 국내 기업인 글로벌세아(GLOBAL SAE-A)그룹으로 바뀐다. 세계 최대 의류 제조·판매 기업인 세아상역을 주축으로 한 글로벌세아에 인수된 후 해외 건설 명가로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일 쌍용건설 및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는 쌍용건설 최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 측에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입찰참여의향서(LOI)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약 두 달 동안의 실사를 거쳐 7~8월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글로벌세아는 두바이투자청이 보유한 쌍용건설 지분 99.95%를 인수하는 한편 이보다 큰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쌍용건설이 발행하는 신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주식 매매 금액과 유상증자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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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세아는 세아상역을 비롯해 업계 1위의 종합 제지 업체 태림페이퍼, 글로벌 EPC(설계·시공 등을 한 사업자가 전부 책임지는 형태의 사업) 전문 기업인 세아STX엔테크, 친환경 에너지 기업인 발맥스기술 등 10여 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조 2000억 원 규모다. 해외 약 10개국에 현지 생산 법인을 두고 해외 사업을 하고 있어 쌍용건설이 보유한 7조 원 규모의 수주 잔액을 비롯해 해외 시공 경험과 기술력, 세계적인 인지도를 활용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인수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쌍용건설은 글로벌세아그룹 관련 공사와 유통 관련 건설 사업 진출 및 플랜트 관련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국내 및 해외 사업에서 수주 규모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도급에서 벗어나 글로벌세아의 해외투자 경험을 활용해 디벨로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998년 쌍용그룹 해체 이후 2002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관리를 받았던 쌍용건설은 2015년 두바이투자청에 인수됐다. 이후 2016년부터 흑자 기조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건축 부문 등에서 110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1조 40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 줄었다. 이에 두바이투자청은 지난해 말 621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코로나19 이후 투자 포트폴리오 재정비 차원에서 쌍용건설 매각을 결정했다.

쌍용건설의 지난해 기준 시공 능력 평가는 30위며 고급 건축 및 리모델링 시공 분야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쌍용건설은 올해 수주 금액 2조 9000억 원(국내 2조 2000억 원, 해외 7000억 원)과 매출 1조 57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인수 과정에 포함된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보강하면 이를 통한 신용도 상승과 도급 순위 상승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며 “이외에도 그룹사와의 협업을 통한 해외 사업 확대 및 국내 수주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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