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죽은 브랜드도 살리는 세가지 요소

■다시 팔리는 것들의 비밀

그레그 크리드·켄 멘치 지음, 알에치이코리아 펴냄






호주의 세제 브랜드 ‘소프틀리(Softly)’는 현지 시장점유율 80%의 독보적 인기의 브랜드지만 한때 50% 수준으로 떨어지며 하루아침에 경쟁 상태로 내몰린 적이 있다. 당시 초보 마케터였던 그레그 크리드는 점유율 회복을 위해 호주인이라는 단순한 자부심을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을 썼다. 소프틀리 두 개 들이 박스를 사면 캥거루, 오페라하우스, 에뮤, 코알라 등 호주를 상징하는 아이콘들의 뜨개질 도안을 담은 책자를 증정한 것이다. 마케팅은 성공했고 소프틀리는 이전의 시장점유율을 회복했다. 크리드는 이 전략을 쓰면서 그저 소프틀리를 문화적으로 연관성 있게 만들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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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연관성은 크리드가 동료 마케터 켄 멘치와 함께 쓴 신간 ‘다시 팔리는 것들의 비밀’에서 제시하는 마케팅 시스템의 핵심 개념 중 하나다. 두 사람은 미국의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를 선도한 마케터로, 타코벨과 KFC의 성장을 이끈 주역들이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R.E.D’라는 새로운 마케팅 시스템을 제안하는데, 이는 판매에 필요한 기본 요소인 Relevance(연관성)·Ease(용이성)·Distinctiveness(특이성)의 앞 글자를 따온 말이다. 이들은 판매를 위해 고객의 수요가 있어야 하며, 없으면 새로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다음 그 수요와 특별히 관련이 있고 구하기도 쉬우며 고객의 머릿속에서 특이한 것으로 기억되는 무언가를 확보해야 한다.

책은 소비자들에게 잊혔던 브랜드를 회생시킨 과정을 R.E.D. 각 요소에 맞춰 자세히 설명한다. 연관성은 다시 문화적 연관성과 기능적 연관성, 사회적 연관성의 세 가지로 구성된다. 우선 문화적으로 연관이 있는 무리에 소속됐다고 느끼게 만드는 브랜드를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제품의 문화적 연관성을 높이기 위해 떠오르는 문화적 코드를 집어넣어야 한다. 또한 기능적으로 최대한 많은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연관성을 갖춰야 한다. 나아가 문화적으로 이야깃거리가 될 만한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것은 사회적 연관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또한 용이성은 쉽게 접할 수 있고 눈에 잘 띄게 만드는 것이고, 특이성은 독특하면서도 자기만이 충족할 수 있는 니즈의 영역이 확고하고 일관성을 갖춘 것을 말한다.

책은 브랜드 사랑, 감성적 연결 같은 기존의 마케팅 전략이 잘못된 이유를 다양한 근거를 들어 설명하면서 R.E.D. 시스템의 유용성을 설득하고 있다. 이 시스템이 기존 통념과 달리 작동하지만 자체 조사 결과 이를 갖춘 캠페인 중 95%가 해당 광고와 기업을 올바르게 연결했다며 시도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한다. 1만8500원.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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