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하면서 금융권의 수신 상품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지만 ‘주택청약종합저축’만 7년째 연 1%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상품의 용도가 내 집 마련을 위한 청약 목적이라고 하지만 시장금리 상승이 아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은행권에서 판매 중인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기본 금리는 연 1.0~1.8%로 나타났다. 가입 기간에 따라 △1개월 초과~1년 미만 연 1.0% △1년 이상~2년 미만 연 1.5% △2년 이상~10년 이내 연 1.8%다. 가입 기간이 10년 장기라도 최고 금리는 연 1%대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금리인 셈이다.
국민주택과 민영주택을 공급받기 위해 가입하는 저축 상품인 주택청약종합저축은 한때 적금 상품보다 금리가 높아 금융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2년 12월~2014년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수신금리는 2.52~3.46%로 당시 최고 연 4.0%였던 주택청약종합저축보다 금리가 낮다. 1인당 1개 상품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은 고객 확보에 열을 올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세제 혜택뿐만 아니라 적금 상품보다 금리가 높아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였다”면서 “이미 집이 있는 소비자들도 최고 금리를 적용 받기 위해 가입 기간 2년을 유지하고 해지하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국내 기준금리 하락에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도 가파르게 내려갔다. 국내 기준금리는 2013년 5월 2.50%에서 2016년 6월 1.25%까지 떨어질 당시 주택청약종합저축 최고 금리는 연 4.0%에서 2016년 8월 1.8%까지 떨어진 뒤 7년째 1%대 금리에 머물러 있다. 2020년 3월 0%대까지 내려갔던 국내 기준금리가 최근 2%에 임박할 정도로 빠르게 올랐지만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달 2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한 뒤 은행권이 예적금 상품 금리를 올리면서 기본 금리가 2% 후반대인 상품이 나온 점과 비교해봐도 최고 연 1.8%인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기본 금리는 지나치게 낮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청약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렵다는 전망과 낮은 금리에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은 2030의 내 집 마련에서 2·3순위로 밀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서울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 현황’에 따르면 2월 말 624만 3097좌, 3월 말 624만 8317좌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물론 기본 금리에 최고 연 1.5%포인트 우대금리(가입 기간 2년 이상~10년 이내)를 추가로 제공하는 ‘청년 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도 있지만 가입 대상이 한정적이다. 가입 대상은 만 19세 이상~34세 이하 연소득 3600만 원 이하의 무주택인 세대주(예정자) 또는 무주택 세대의 세대원이다. 이뿐만 아니라 가입 가능 기간도 2023년 12월 말 까 지라 제한적이다. 가입 대상과 연소득이 제한돼 있다 보니 가입자도 한정적이어서 금리 우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금융 소비자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4대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하루 신규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가 100명이라면 청년 우대형 가입 비중은 2.5명 정도”라면서 “우대형은 가입 조건이 있다 보니 기존 상품보다 가입 비중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