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넘게 공사가 멈춘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6개월간 중단될 경우 손실액이 1조 6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공사 중단 기간이 길어질수록 손실액 규모는 늘어나기 때문에 서울시가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합의를 위해 적극 중재에 나서고 있다.
3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정상화위원회는 최근 외부 업체에 예상 손실액 규모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의뢰했고 그 결과 손실액이 1조 5855억 2000만 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정상위 관계자는 “손실액이 대략 얼마나 되는지 추산하기 위해 전문 용역을 맡겼는데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조합원들이 추가 분담금을 2억 7000만~2억 8000만 원 정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공사 중단이 6개월간 이어져 올 10월께 공사가 재개되고 이후 공기가 9개월 지연되는 상황을 전제로 했다. 당초 예정된 입주 일정(2023년 8월)보다 15개월 늦어진 2024년 11월 입주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손실 규모를 추산했다. 이렇게 나온 1조 6000억 원이라는 금액에는 공사 재개 비용, 중단 기간 손실 비용과 공기 및 분양 지연 비용 등의 공사비, 그리고 이주비 금융 비용과 추가 운영비 등 사업비, 조합원 임대차 연장에 대한 금융 비용 등이 모두 포함됐다. 공사 중단으로 발생한 손실액을 메우기 위해서는 일반분양가가 3.3㎡당 4500만 원 이상이 돼야 할 것이라는 것이 정상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공사 중단 사태가 6개월보다 더 길어질 경우 손실액은 더욱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둔촌주공 사태가 이른 시일 내에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새 정부가 약속한 ‘250만+ α’의 주택 공급 계획이 초반부터 흔들릴 수 있다. 정부가 계획한 주택 공급 물량 가운데 47만 가구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나온다. 둔촌주공은 일반분양 물량만 4800가구에 달하는 데다 공사비 문제로 갈등을 빚는 다른 사업장의 선례가 될 수 있는 사업장이다. 실제로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 1월 말 기준 서울 상반기 분양 계획 물량은 9734가구에 달했지만 둔촌주공 물량이 조합과 시공단 간 갈등으로 대거 빠지면서 총량도 76% 감소한 2350가구(5월 기준)로 떨어졌다.
한편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로 이뤄진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조합과의 분쟁으로 4월 15일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현장에 설치된 57대의 타워크레인에 대해서도 철거 결정을 내렸는데 업계에서는 7월 말이면 타워크레인이 모두 해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