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은 달랐다"…日샤프 출신 연구원, 뼈있는 한마디

日매체 칼럼서 "샤프의 자신감은 완전 망상" 비판

"철저한 성과주의·비용관리·보안…하늘과 땅 차이"

연합뉴스연합뉴스





일본 샤프에서 근무하다 삼성으로 이직한 엔지니어가 일본 매체에 투고한 칼럼에서 철저한 성과주의와 비용관리, 보안 의식을 인상적인 부분으로 꼽았다. 이 과정에서 "샤프의 패널이 최고"라는 과거 직장 상사의 발언을 두고 "완전한 망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니케이) 신문은 지난 2일 디스플레이 엔지니어인 타케우치 카오루의 경험기를 담은 칼럼을 게재했다. 타케우치는 일본 샤프에서 경력을 쌓은 뒤 삼성전자 LCD사업부(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다. 그는 샤프의 사카이 공장은 적자가 심했지만 당시 삼성전자는 실적이 괜찮은 이유에 관심을 갖고 직접 경험하기 위해 이직했다며 글을 시작했다.



부장급의 수석 엔지니어로 삼성에 입사한 타케우치는 가장 먼저 "삼성의 엄격한 보안관리에 놀랐다"고 했다. 그는 "PC를 회사 밖으로 가져가려고 하면 게이트의 경보가 울리고 회사에서 사용하는 종이도 정해져 있어 다른 종이를 복사기에 넣으면 인쇄할 수 없거나 사외 반출시 경보기가 울리는 구조로 돼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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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케우치는 스파트폰 역시 전용 앱을 설치해 카메라를 작동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과 보안 담당 직원이 상시적으로 회사를 살피며 서류를 방치한 직원에게 경고를 한다는 점도 인상적인 부분으로 꼽았다. 타케우치는 "서류를 책상에 쌓아둔 채로 귀가하는 샤프와는 큰 차이였다"고 평가했다.

타케우치는 비용 관리 부분도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가졌던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편광판이나 회로 재료 등 공급업체에서 조달받는 가격은 삼성이나 샤프가 그렇게 차이가 없었다"며 "다만 인건비나 설비 등 고정비용은 샤프가 두배 가까이 높았다. 그동안 삼성은 샤프의 6~8할 정도의 원가로 패널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샤프의 간부가 '샤프의 패널은 세계 제일의 경쟁력이 있다'라고 항상 이야기 했지만, 그것은 완전히 망상이었다"며 "샤프 패널의 생산 비용이 높아서 수익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타케우치는 데이터에 기반해 경쟁사의 동향과 실력을 파악한다는 점도 샤프와 삼성의 차이점으로 꼽았다. 타케우치는 "샤프의 간부는 당시 근거도 없이 샤프의 패널이 세계 제일이라고 말한것과 달리 (삼성은) 주변 업체의 리서치도 확실히 하고 있다"며 "삼성은 벤치마크해야 할 라이벌 기업을 리스트업하고 있는데, 당시 그 랭킹에 샤프를 비롯해 일본 기업의 이름은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기술 부문에서는 1990년 대부터 삼성이 샤프와의 기술라이센스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왔으며 현재는 중국의 인재빼가기 등으로 한국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LG디스플레이에서 중국으로 많은 인재가 넘어가고 있다는 인상"이라며 "중국의 최대 패널 업체인 BOE에는 LG 출신 인력이, CSOT에는 삼성 출신이 많다. 중국 기업 내 개발분야 리더가 한국인인 경우는 드물지 않다"고 했다.

타케우치는 마지막으로 엔지이어에 대한 대우에서의 차이점을 지적했다. 그는 "성과주의로 경쟁은 격렬하지만 임원이 되면 세계가 바뀐다"며 "차를 받고 연수입은 3000만~4000만엔, 톱클래스가 되면 억단위가 된다. 다만 성과가 없으면 '내일부터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통보받는다"고 했다. 이어 "임원은 퇴직 후 2년간 소득이 보상되는데, 이는 곧바로 타사에 기술을 파는 경우를 방지하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며 "회사 사정으로 구조조정 돼 타사로 이직하면서 기술도 넘어가는 일본 업체와는 다르다"고 했다. 타케우치는 "기술에 대한 관심의 정도, 기술자에 대한 처우 면에서 일본 기업과는 하늘과 땅 차이"라며 글을 마무리 했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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