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칩4’ 반도체 동맹 무르익는 가운데…中 반도체 내재화 속도 [뒷북비즈]

반도체 소재 내재화율 27%

美 강도높은 제재에도 꾸준한 성장 주장

현지에 52개 자체 반도체 공장 운영

“방심하기보다는 중국 소·부·장 기술 투자 예의주시해야”

안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공개한 중국 내 소재 내재화율. 자료출처=안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SMC 코리아 2022 발표자료.안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공개한 중국 내 소재 내재화율. 자료출처=안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SMC 코리아 2022 발표자료.




한국·미국·일본·대만 간 글로벌 반도체 동맹인 이른바 ‘칩4’ 체제가 공고해지는 가운데 중국이 반도체 소재 내재화율을 27%까지 끌어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강도 높은 중국 무역 제재 속에서도 ‘반도체 굴기’를 실현하기 위한 현지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소재 업체 안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지난달 ‘SMC 코리아 2022’라는 반도체 세미나에 참석해 중국 내 반도체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지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중국 내 반도체 소재 내재화율은 27%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했던 2015년 당시 내재화율은 17%였는데, 6년 사이에 10%포인트 끌어올린 260억위안(약 4조8300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현지 소재 업체 특허 출원 수는 2015년 600개 미만이었지만 지난해 2배 가따운 1200개가량을 기록했다.

안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공개한 중국 내 소재 업체 특허 출원 수. 자료출처=안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SMC 코리아 2022 발표자료.안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공개한 중국 내 소재 업체 특허 출원 수. 자료출처=안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SMC 코리아 2022 발표자료.


발표를 맡은 안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소속 슈민 왕 박사는 이 데이터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반도체 웨이퍼, 포토레지스트, 특수 가스 등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핵심 소재 별로 현지 회사들이 기술을 이끌어가고 있다”며 “10개 이상 회사들이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슈민 왕 박사는 중국 내에서 52개 자체 반도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 SK하이닉스 우시 공장, 대만 TSMC 등 외국 업체까지 합치면 68개 공장이 현지 곳곳에서 운영될 만큼 활발하다. 슈민 왕 박사는 “중국은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소재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지난 15년동안 국내 많은 소재 회사들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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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 같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 움직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5년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면서 2025년에는 반도체 자급률 목표를 70%까지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발표했다. 양쯔메모리·창신메모리(CXMT)등 메모리 반도체 회사와 SMIC와 같은 파운드리 회사를 운영하며 현지 반도체 기술력 투자에 적극 나섰다.

안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공개한 중국 현지 반도체 공장 현황. 월 100만장 이상 12인치 웨이퍼가 생산된다. 자료출처=안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SMC 코리아 2022 발표자료.안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공개한 중국 현지 반도체 공장 현황. 월 100만장 이상 12인치 웨이퍼가 생산된다. 자료출처=안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SMC 코리아 2022 발표자료.


반도체 강국인 국내 기술 빼돌리기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 일하던 엔지니어들에게 거액의 몸값을 주며 현지 업체로 데려가거나, 국내 장비 업체의 핵심 기술을 중국 장비 업체로 빼돌리는 정황까지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제동을 건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2018년 푸젠진화 제재는 물론, 최근 네덜란드 장비 기업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 수출 금지령까지 내리며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일본·대만 등과 ‘칩4’ 라인을 형성하며 중국 반도체 시장을 강력하게 조이고 있다.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에 주춤한 분위기지만, 이번 안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발표처럼 중국은 여전히 반도체 내재화에 크게 투자하며 국내 반도체 업계를 바짝 쫓아올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뒤처진 기술력에 방심하기 보다는 인력·기술 유출 방지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한국이나 미국의 반도체 기술과 소재·부품·장비 기술을 따라오기는 어렵지만, 현지 정부가 고난도 노광 장비 개발에 꾸준히 투자하는 점은 괄목할 만하다”며 “중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한국도 반도체 기술 개발에 전력투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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