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IPO시장 얼어도 '소부장' 기업 상장은 이어진다

'소부장 특례' 영창케미칼·레이저쎌 이어

반도체 장비 에이치피에스피 등 IPO 돌입

제이아이테크·탑머티리얼도 상장 예심 신청

가온칩스 등 올해 소부장 상장 업체 주가 순항





기업공개(IPO) 시장의 부진 속에서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의 상장 시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까진 대형 성장주가 IPO 시장을 견인했지만, 최근에는 통화 긴축 기조가 두드러지면서 ‘구체적인’ 제조 기술을 보유한 강소 소부장 업체들에 공모주 투자 자금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전공정 장비 업체 에이치피에스피는 금융감독원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지난 3일 제출했다. 에이치피에스피는 다음 달 중 상장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주당 희망 공모가(2만 3000~2만 5000원)를 고려한 시가총액은 4539억~4933억 원으로 상장 시 최소 4500억 원대의 몸값을 인정받을 전망이다.

에이치피에스피는 450°C 이하의 온도에서 100% 수소 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업체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50% 늘어난 917억 원, 영업이익은 82.4% 증가한 452억 원을 각각 기록해 성장세도 뚜렷하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소부장 특례 방식’으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영창케미칼이 증권신고서를 내며 7월 중순 코스닥에 입성할 계획을 피력했다. 영창케미칼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용 화학 소재 전문 업체로 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로 공급 제한 우려가 불거졌던 포토레지스트(감광액)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패키지 공정에 투입되는 장비를 생산하는 레이저쎌 역시 이달 23일 소부장 특례를 활용해 코스닥 시장에 이름을 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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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업체들의 상장 심사 신청도 꾸준하다. 반도체 화합물 제조업체 제이아이테크는 지난 3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지난달엔 반도체 습도 제어 시스템 개발 기업 저스템, 배터리 장비·엔지니어링 전문 업체 탑머티리얼, 2차전지 나노 소재 생산 기업 제이오 등이 거래소를 찾아 상장 심사를 요청했다.

최근 증시에 입성한 소부장 업체들의 ‘상장 후’ 성적표는 비교적 준수하다. 지난 달 이달 20일 코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한 시스템반도체 디자인 솔루션 업체 가온칩스(399720)는 공모가보다 88% 높은 2만 6300원을 기록 중이다.

3월 상장한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전문 업체 세아메카닉스(396300)는 공모가보다 75% 높은 주가를 보이고 있으며, 같은 달 코스닥에 입성한 자동화시스템 개발 기업 유일로보틱스(388720)는 공모가를 140% 웃도는 주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 소자 제조 기업인 비씨엔씨(146320)도 공모가보다 54% 높은 가격을 기록 중이다.

가온칩스·세아메카닉스·유일로보틱스·비씨엔씨는 모두 수요예측 당시 1000대 1을 웃도는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들 회사는 모두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결정할 정도로 기관투자가들의 입찰 경쟁이 뜨거웠다.

IB업계에선 최근 시장 금리 상승 속에 IPO 시장에서도 구체적인 생산 역량이나 실적을 입증할 수 있는 중소 제조업체에 주목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동성에 힘입어 플랫폼·바이오처럼 미래 성장 가능성에 의존하는 업종들에 돈이 몰렸던 2020~2021년과는 다른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는 얘기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시중 유동성 긴축으로 인해 소위 ‘손에 잡히는’ 기술력을 보유한 일부 공모주에 주목하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해석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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