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김윤경 대표 "유행만 좇다가는 실패…패션과 골프의 본질 모두 파악해야"

[이사람] 김윤경 슈퍼트레인 대표

시장 철저히 분석해야 성공 가능성 높아

韓 골퍼의 절반 차지하는 여성 타깃으로

소재·유통구조 맞춰 합리적 가격 책정

김윤경 슈퍼트레인 대표/사진=오승현기자김윤경 슈퍼트레인 대표/사진=오승현기자




“파블로 피카소가 추상화만 그렸다면 지금의 피카소가 있을까요? 탄탄한 핸드 드로잉 실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토종 골프웨어를 일본·중국을 넘어 미국에까지 알리며 600억 원대 매출을 바라보는 코오롱FnC 자회사 슈퍼트레인의 김윤경 대표는 골프와 디자인의 ‘본질’을 이해해야 치열한 골프웨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금 스트리트 감성이 유행한다고 해서 무작정 맨투맨 골프웨어를 낸다면 결국 실패로 이어질 것”이라며 “마케팅 대상의 본질에 대해 먼저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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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국내 골프 인구가 늘어나자 골프웨어 시장도 호황을 맞았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올해 6조 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의 5조 7000억 원 대비 10% 이상 성장한 규모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골프 브랜드가 난립하며 시장이 금세 포화 상태에 이른 게 현실이다. 유통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에만 60여 개의 신생 골프웨어 브랜드가 나왔다. 한 달에 5개꼴로 론칭된 셈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유행을 좇기보다는 기존 골프웨어 브랜드의 경우 패션에 대한 이해를, 기존 패션 브랜드는 골프의 본질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김윤경 슈퍼트레인 대표가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위치한 '왁' 팝업스토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김윤경 슈퍼트레인 대표가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위치한 '왁' 팝업스토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김 대표는 골프웨어 브랜드 ‘왁’을 론칭하면서 철저한 시장조사를 진행했다. 골프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전체 골퍼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하다. 반면 일본은 40%, 한국은 50%로 여성 골퍼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에 맞춰 왁의 타깃을 20~30대 여성으로 잡았다.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가 운영하는 VIP 서비스도 꼼꼼한 시장분석에서 출발했다. 지포어는 도산공원 플래그십에서 VIP를 위한 라운지바와 전용 엘리베이터 등 특별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대표는 “일본과 미국의 경우 홀세일(도매) 시장이 큰 반면 한국은 골프웨어 브랜드가 고객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며 “해외 론칭을 준비할 때도 해당 나라의 골프 시장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국내 골프웨어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시장 자율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과거처럼 가격을 정해놓고 옷을 만드는 시대는 지났다”며 “디자인이나 제품 브랜딩이 선진화하려면 싸게 만들어 박리다매로 판매하기보다는 자유롭게 디자인하고 품질이 좋은 골프웨어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터무니없는 고가 정책은 지양하되 소재와 인력, 유통 구조에 따른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필요하다”며 “공정한 상품에 대한 노력과 함께 가치 책정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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