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은 반세기 만에 가장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 이상고온 현상에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기상청은 3~5월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1991~2020년)보다 1.3도 높은 13.2도를 기록해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같은 기간 평균기온으로는 가장 높았다고 7일 밝혔다.
올봄 평균기온은 1998년 봄과 같았으나 순위를 매길 때 최근을 위 순위에 놓는 기상청 원칙에 따라서 1위에 올랐다.
평균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은 각각 19.6도와 7.0도로 평년(최고 18.1도·최저 6.0도)에 견줘 1.5도와 1.0도 높은 역대 1위와 5위였다.
올봄이 더웠던 까닭은 대륙고기압이 중국 중부지방에서 빠르게 이동성 고기압으로 바뀌면서 우리나라에 영향을 줘 햇볕이 강한 맑은 날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올봄 일조시간은 755시간으로 평년(645.2시간)과 작년(665.8시간)보다 각각 109.8시간과 89.2시간 긴 역대 2위였다.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 동남쪽에 자리하면서 따뜻한 남풍을 불어넣은 점도 기온을 높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기상청은 올봄만큼이나 더웠던 1998년과 2016년 봄에도 우리나라 동쪽이나 남동쪽에 고기압이 발달해 따뜻한 남풍이 자주 불었다고 설명했다.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 남동쪽에서 느리게 이동한 3월 11~13일과 4월 10~12일에는 사흘 연속으로 각 월 일평균기온 최고치가 경신됐다.
온난화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1973년 봄 평균기온이 11.6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봄 평균기온은 49년 사이 1.6도 상승했다. 봄 평균기온이 높았던 10개 해 가운데 1998년을 빼면 모두 2000년 이후다.
올봄 이상고온 현상은 한국 만의 일은 아니었다.
3월 18일엔 남극 보스토크 기지 기온이 영하 17.7도로 3월 평균기온(영하 53도)을 크게 웃돌면서 관측 이래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4월에는 인도 중부지역과 북서부지역 평균 최고기온이 각각 37.78도와 35.9도까지 오르며 121년 만에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4월 29일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기온이 47.4도까지 치솟았다.
5월 20일엔 스페인 안달루시아 하엔의 최고기온이 40.3도까지 상승해 이 지역 5월 기온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깼다. 이튿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37.2도)과 버지니아주 리치먼드(35도)에서도 역대 5월 최고기온이 바뀌었다.
한편 올봄 우리나라 강수량은 154.9㎜로 평년(222.1~268.4㎜)보다 적었다.
강수량이 적은 순으로 역대 6위였다.
비가 내린 날은 17.9일로 역대 최저 3위였다.
강수량은 지난달 특히 적었다.
5월 강수량은 5.8㎜로 평년(102.1㎜)보다 96.3㎜나 적은 역대 최저였다.
강수일도 평년(8.7일)보다 5.4일 적은 3.3일로 역대 제일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