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우럭 가격을 확 낮췄다"…물가 상승에 빛 발한 롯데마트 로컬MD

직접 통영 어가와 대량 구매 계약

적체 물량 해소…시세 대비 30% ↓

9일부터 일주일 간 할인 행사도

수산물 가격 급등…당분간 오름세 지속

김태현 로컬MD가 통영 삼덕항 인근 해상 양식장 대표와 우럭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마트김태현 로컬MD가 통영 삼덕항 인근 해상 양식장 대표와 우럭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마트




롯데마트가 수산물 가격 안정과 수급 원활을 위해 로컬 상품기획자(MD)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직접 어가와 손을 잡고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통영산 우럭의 적체 물량을 해소하고,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9일부터 15일까지 우럭 상품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대표상품인 ‘광어우럭 모둠회’와 ‘광어우럭 모둠초밥을 비롯해 다양한 우럭 회 상품을 판매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우럭을 사용한 회덮밥, 탕류 등을 다양하게 준비할 예정”이라며 “인기 횟감인 광어와 연어를 대체할 수 있는 저렴한 우럭으로 치솟는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생선', '국민 횟감'으로 불리던 우럭의 양식 물량은 지난해 연말 고객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면서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이에 양식장에서는 지난 달 초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및 가정의 달을 맞아 높은 고객 수요를 예상하고 출하량을 전년보다 30% 이상 늘렸다. 하지만 우럭 가격이 급등하며 수요가 줄어들자 통영 양식장에 우럭 적체 물량이 1000t 가량 쌓였다.

생산 어가는 적체 물량이 해소되지 않은 채 사료값 및 양식장 운영 전반에 대한 고정비가 늘자 양식 공간 확보를 위한 출하를 시급하게 진행하기 위해 가격을 전년 보다 15% 이상 낮게 판매했다. 이에 따라 생산 어가에서는 이익이 급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김태현 롯데마트 로컬MD는 산지 네트워킹을 통해 남해안 지역에 우럭이 적체된 상황을 빠르게 인지, 우럭의 연간 물량을 대량으로 계약했다. 이를 통해 롯데마트는 시세보다 30% 이상 저렴한 우럭 물량을 확보함과 동시에 적체 물량으로 고통받는 통영 어가에 힘을 실어줄 수 있었다.



해당 물량은 지난 5월 중순부터 '우럭회', '광어·우럭·연어 모듬회'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최근 3주간 우럭이 포함된 회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신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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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롯데마트 수산팀 로컬MD는 “지난 연말부터 가격 상승 이슈로 ‘국민 횟감’이라는 타이틀을 놓친 우럭을 다시 저렴하게 선보일 수 있게게 됐다”며 “향후에도 발 빠르게 산지 상황을 파악해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수산물을 제공하고, 어가 운영이나 조업 상황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가를 돕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산물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가격이 상승한 뒤 중국의 봉쇄 조치 여파까지 더해져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수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비축 수산물을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물가가 안정 될 때 까지는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우려가 유통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수온 상승으로 인한 공급량 감소와 물류와 환율 부담까지 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유통식품공사의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물오징어 1㎏ 가격은 1만 4800원으로 전년(1만 1360원) 대비 30.3% 상승했다. 건오징어는 20마리에 8만 5400원으로 한 달 새 9.0% 정도 올랐다.

오징어는 지난해 11월부터 동해 연안 수온이 예년 대비 4℃ 이상 오르며 생산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급감, 가격 상승이 시작됐다. 통상적으로 연근해산 오징어는 3월부터 ‘어한기(물고기가 잘 잡히지 않는 시기)’에 접어들며 원양산 반입이 그 자리를 채우지만, 수입 물량의 어획고마저 줄어들며 수요를 맞출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명태도 상황은 비슷하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 정세 악화 장기화에 원양 명태 조업이 중단되며 가격은 1년 새 30%가까이 올랐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명태 중 80% 가량은 러시아산, 나머지는 미국산이다. 수급 불안정으로 도매상들이 명태를 미리 확보해두려는 ‘사재기’ 행보가 더해지며 가격 폭은 크게 상승하는 추세다. 이 외에도 건미역(14%), 북어(12%), 고등어(9%) 등도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비싸졌다.

정부는 물가 관리를 위해 600억 원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 쿠폰을 지급하고, 어한기 물가 안정을 위해 비축 수산물 1824t을 시장에 우선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품목별 방출량은 △고등어(731t) △오징어(414t) △갈치(359t) △참조기(269t) △마른멸치(51t) 등으로 전통시장, 대형마트에 시중 가격보다 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지속적인 수온 상승,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여파와 물류 운임 상승 등을 기반으로 물가 안정화까지는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산물 소비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명태, 대게, 연어 등 러시아 비중이 높은 냉동 수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수급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속 가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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