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재고처분하면 물가에는 도움”…“‘10의 법칙’ 주목할 때”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지난 달 1차 때와 달리 7일(현지 시간)의 타깃 어닝쇼크에도 전체 증시가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타깃의 어닝 문제는 수요 상황을 두고 봐야 한다. 타깃 홈페이지


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타깃의 공격적인 재고 처분과 그에 따른 이익 전망치 하향 소식에도 올랐습니다. 나스닥이 0.94% 상승한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95%, 0.80% 뛰었는데요. 어제 연 3%를 넘었던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2.96%대까지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세계은행(WB)의 글로벌 성장률 하향과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 경고가 국채금리에 일부 영향을 줬는데요.

이날 시장의 1차 관심은 타깃이었습니다. 타깃은 이익 감소 예상에 이날 3% 넘게 하락했고 주요 증시도 하락 출발했지만 지속적인 영향을 주진 못했죠. 오늘은 타깃의 상황과 함께 경기침체, 그리고 시장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타깃, 3주 만에 영업이익 전망치 5.3%→2%…다른 소매업체들도 재고처리 이슈화


타깃의 이날 발표는 재고가 많으니 주문을 취소하고 할인 판매를 통해 재고를 없애겠다는 겁니다. 타깃의 4월 말 재고규모는 151억 달러로 1년 전 대비 약 43% 급등했는데요. 결국 떨이에 나선다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회사의 이익이 크게 줄겠죠. 지난달 18일 분기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5.3%가량 될 것이라고 점쳤던 타깃은 3주 만에 이를 2%로 크게 낮췄는데요. 어떻게 보면 지난 번 이익 쇼크에 이은 두 번째 쇼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젠 바르타슈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이는 다른 유통업체들이 다음 번 분기가 오기 전에 그들이 갖고 있는 재고에 대한 얘기를 적극적으로 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짚었는데요.

재고 문제는 타깃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같은 종류의 물품을 보다 싼 제품으로 사거나 코로나19가 끝나가면서 소비패턴이 변한 결과 재고가 크게 늘었죠. 월마트도 재고가 33% 급등했는데요. 공급망 문제에 상당 부분 물건을 쌓아뒀던 업체들 입장에서는 직격탄입니다. 의류업체 갭(Gap)이나 아메리칸이글 등도 비슷한 상황인데요.

재고 떨이가 소비자에게는 좋다. 인플레이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연합뉴스


다만, 이 재고떨이라는 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이득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타깃과 유통업체들의 이익은 크게 줄고, 주가도 빠지는 요인이지만 고객들은 안 그래도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던 차에 “떨이라니, 잘 됐다”고 볼 부분이 있는 것이죠. 로이터통신은 “타깃은 인플레이션이 수요에 영향을 주면서 재고처리를 위해 큰 규모의 할인을 제공해야만 한다고 했는데 이는 소비자물가가 개선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봤습니다. 이것이 국채금리 하락에까지 영향을 줬다고 해석했는데요.

특히 타깃을 포함해 주요 대형 업체가 할인에 나서면 경쟁업체들도 이를 쫓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루 브리엔 DRW 트레이딩의 시장 전략가는 “이날 타깃이 기본적으로 여름 세일을 발표했는데 아마도 다른 소매업체들도 따라하게 될 것”이라고 봤는데요.

긍정적으로만 본다면 이번에 재고를 깔끔하게 털고 가면 하반기에 좋을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옵니다. 손해는 크겠지만 미국은 9월에 신학기가 시작되고 할로윈부터 추수감사절,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쇼핑 시즌이 찾아오는데요. 이 때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쉽게 말해 선반도 미리 비워놔야 하고 새 물건도 준비해둬야겠죠. 타깃이 하반기 6%의 영업이익률을 기대하는 이유기도 한데요.

“한 분기 이슈”라고 말한 오디세이의 제이슨 스나이프의 말처럼 잘 넘어간다면 좋겠지만 중요한 것은 3분기 이후에 수요가 예상만큼 나오느냐입니다. 재고는 한 번 털어냈지만 기대했던 하반기에 판매가 생각보다 부진하면 어닝 충격이 올 수 있겠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 경기는 둔화하고 수요는 줄 수밖에 없습니다. 타깃과 유통업체의 문제를 이날 전체 증시만 놓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이슈가 잠복해있다고 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경기둔화에 따른 어닝 우려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모기지 금리+휘발유 가격 10 넘으면 침체 가능성”…WB, “많은 나라 경기침체 피하기 어려울 것”


이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주요 산업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도 상황이 쉽지 않은데요. 완성차 업체는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공급난에 판매량이 급감했는데 이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차량 구매에 중요한 금융비용이 상승하는 국면을 맞게 됐다는 겁니다. 대출이나 할부, 리스비용 증가는 차량 구매 감소로 이어질 수 있지요.

마크 필즈 전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공급망 문제로 판매가 20%가량 감소했었는데 이제는 소비가 약해지고 경기가 둔화하는 시기”라며 “자동차 재고는 다음 6~12개월 동안 개선되겠지만 금리가 오르고 금융비용이 커지고 있어 어떻게 될지 흥미로운 시점”이라고 전했습니다. 공급망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이제는 소비가 안 받쳐주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말인데요.

수요와 기업의 어닝 부분은 결국 경기침체 논의로 모아집니다.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는 ‘10의 법칙’을 소개했습니다. 즉 모기지 금리에 휘발유가격을 더한 것이 10을 넘으면 상당한 경기둔화나 경기침체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는 거지요.

CNBC 앵커가 10의 법칙을 설명하고 있다. 위의 초록선이 10이라고 보면 된다. CNBC 방송화면 캡처




현재 30년 만기 모기지금리가 5%를 넘습니다. AAA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 전역의 보통 휘발유 가격 평균은 갤런당 4.919달러로 5달러에 육박합니다. 이 둘을 더하면 지금도 10 수준이라는 거지요. 캘리포니아주 같은 곳은 휘발유값만 6.371달러니 10을 훨씬 넘습니다. 2001년과 2008년 10을 넘었을 때 침체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1995년에는 안 일어났다고 합니다. CNBC 앵커 브라이언 설리반은 “10을 넘는다고 반드시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완벽한 건 없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궁지에 몰려있다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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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궁지에 몰려있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죠. 소비가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미국에서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체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던 앤서니 찬은 “힘겨운 시기가 앞에 놓여 있다. 내년에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는데요. 그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의 경제 허리케인 발언에 대해서도 “그의 발언은 허리케인이 오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허리케인에는 5등급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그는 어떤 허리케인인지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했다. 나는 우리가 무엇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걱정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WB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내려 잡으면서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는 “많은 나라들이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락다운, 공급망 붕괴,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성장을 해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미국의 성장 전망치는 2.6%로 상대적으로 낫지만 전 세계 경기가 후퇴하면 중장기적으로는 미국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겁니다.

미 2분기 GDP 나우 1.3%→0.9%…“증시 여름 내 터프할 것 vs 7월 중순 이후 섬머랠리 가능성”


이날 나온 자료 가운데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경제예측 모델인 ‘GDP 나우’를 보면 미국의 2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연환산 기준 1.3%에서 0.9%로 낮아졌는데요. 개인소비지출 예상치가 4.4%에서 3.7%로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CNBC는 “GDP 지표상 미국 경제가 침체 직전의 상황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에 “인플레이션 수치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며 “적절한 예산 기조가 필요하다”고 했죠. 적절한 예산기조란 돈을 많이 푸는 게 아니라 적절하게, 즉 적게 써야 한다는 말인데요. 이는 성장에 영향을 줄 겁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안 좋은 신호가 잡힙니다. 금리상승에 따른 건데요. MSCI 리얼 애셋에 따르면 4월 부동산 판매액이 39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습니다. 13개월 연속 증가세 이후 감소인데요.

물론 계속해서 전해드리듯 경기침체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핌코의 시장 전략가 앤서니 크레스센치는 “유가가 오르고 있고 연준의 긴축이 주택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어 매니지하기 쉽지는 않지만 소프트랜딩 확률은 좋은 편”이라며 “큰 폭의 침체 가능성은 꽤 낮다”고 주장했는데요.

미국의 7일(현지 시간) 전국의 휘발유가격. AAA


실업률을 바탕으로 경기침체 여부를 판단하는 ‘샴 리세션 지표’를 만든 클라우디아 샴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는 강한 노동시장을 근거로 “우리는 경기침체에 있지 않다. 소비자들은 소비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채용하고 있고 실업률은 최저 수준"이라며 “그것이 모든 것이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플레이션은 높다. 하지만 그게 경기침체는 아니”라고 강조했죠. SVB의 섀넌 사코치아는 “시장이 7월 중순 이후의 섬머랠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럼에도 경기와 증시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케이티 스탁턴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스 설립자는 “나는 장기적으로 증시가 내려간다는 전제 아래 시장이 꽤 거친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쉬어가기를 원하지만 시장이 그렇게 두지 않을 것이며 S&P500은 장기적으로 보면 과매도 상태가 아니며 더 떨어질 공간이 있다고 본다”고 했는데요. 그는 S&P500의 주요 지지선은 3815이고 그 다음은 3500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당분간 단기랠리가 있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확한 해답이 나오게 될 여름까지는 힘든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보는데요.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는 “지금은 떨어지기 전의 불안정한 시기에 있는 것 같다. 상한은 4200~4300이며 우리는 조금씩 움직여서 3400~3500까지 내려갈 수 있을 듯하다”며 “S&P500의 경우 늦여름이나 초가을께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경기침체의 정의에 매몰될 이유는 없다는 것 전해드리고 싶은데요. 경기침체는 2분기 연속 경제성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를 뜻합니다. 일부 한국 전문가들은 이를 절대적인 것처럼 생각하기도 하죠.

하지만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경제 전반에 걸친 상당한 경제활동의 감소가 수개월 이상 지속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GDP가 플러스라도 실업률이 10%를 넘어 두자릿수를 계속 기록하면 경제가 정상은 아니겠죠. 수치로 꼭 마이너스가 두 분기 나왔느냐 아니냐보다 금융과 실물경제를 함께 보면서 큰 틀에서 상황을 살피는 것이 미국 경제와 증시를 더 잘 판단할 수 있는 길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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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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