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환자, 맥주효모 보충제는 먹어도 괜찮을까 [헬시타임]

맥주가 통풍 환자에게 해롭다는 건 익히 잘 알려져 있다. 통풍은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과다 축적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통풍이란 질환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람만 스쳐도 고통스러울 정도로 날카로운 통증이 나타난다.

통풍은 약물치료 못지않게 운동, 식이조절, 금주 등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맥주는 알코올 중에서도 퓨린 함량이 높아 대표적인 금기 식품으로 꼽힌다. 퓨린 유도체인 요산은 소변을 통해 체외로 일정량이 배출되지만,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을 장기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배출되지 못한 요산이 혈액을 통해 관절과 주변 조직으로 침투해 염증과 통풍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알코올을 다량 섭취할 경우 알코올이 젖산으로 변환되고 젖산이 신장의 근세뇨관에서 경쟁적으로 작용해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게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매일 12온스(oz)의 맥주를 섭취한 사람은 알코올을 전혀 섭취하지 않은 사람보다 통풍에 걸릴 확률이 약 1.5배 높았다. 12온스는 355밀리리터(mL)에 해당하는 양이다. 작은 크기의 생맥주 한잔을 곁들이는 것만으로도 통풍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맥주 애호가들이 늘어나기 때문일까. 술을 즐기는 중년 남성에게 흔한 질병으로 여겨지던 통풍은 최근 20~30대 젊은 남성에서도 발병률이 급증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통풍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한 20대 남성은 3만 2254명, 30대 남성은 8만 7094명으로 10년 전보다 각각 3.2배와 2.8배 늘었다. 전체 통풍 환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4.2%에 달한다.

패스트푸드와 같은 기름진 음식과 음주 섭취가 늘어난 반면 활동량은 줄어들면서 과거에 비해 통풍에 시달리는 젊은 환자가 크게 늘었다는 진단이다.

그렇다면 건강을 위해 맥주효모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도 통풍을 유발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통풍 환자들은 맥주 뿐 아니라 보충제 형태로도 맥주효모를 섭취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맥주효모는 맥주 제조공정에서 맥주를 여과한 후 남는 효모를 건조한 것으로 단백질과 비타민 B군, 필수미네랄 함량이 높아 각종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사용된다. 특히 모발 강성에 조직 생성에 필수적인 비오틴을 다량 함유해 머리카락을 굵고 단단하게 만들어진다고 알려지면서 탈모 고민이 있는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몇년 전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배우 신현준씨는 "80살이 넘은 어머니가 맥주효모를 꾸준히 먹은 덕분에 머리가 풍성하다"고 발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맥주효모는 맥주에 포함된 퓨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성분이다. 주류인 맥주와 비교하면 알코올의 부산물은 생성되지 않겠지만 퓨린 함량이 높으므로 평소 통풍을 앓던 환자라면 통풍 발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통풍 발작이란 주로 엄지발가락이나 발목, 무릎에 갑자기 염증이 생겨 심하게 붓고 빨갛게 변하며 손도 못 댈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것을 말한다. 진통소염제인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3~7일 이내 증상이 호전되지만 하지만 해가 지나면서 점차 빈도가 잦아지고, 염증도 심해지고 오래 갈 수 있다.



통풍 환자가 아니라도 퓨린 함량이 높은 맥주효모 보충제는 요산 수치를 높이고 소변의 요산 배출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권고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맥주효모는 100g당 약 150mg의 퓨린을 함유한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현재 맥주효모 보충제를 복용 중이라면 본인이 섭취하는 제품의 퓨린 함량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맥주효모 이외에도 멸치, 고등어 등의 등푸른생선과 육류 내장, 닭고기, 탄산음료, 커피 등은 퓨린 함량이 높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퓨린 함량이 낮은 식품군으로는 곡류, 감자, 고구마, 미역, 양배추, 브로콜리, 당근, 토마토 등이 있다. 통풍 환자라면 일상에서 자주 섭취하는 제품군의 퓨린 함량을 알아두고, 식단 구성에 참고해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