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들의 매출이 역대 최대로 늘고 영업이익도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번 돈으로 이자도 못 내는 이른바 좀비 기업의 비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기업 성장성과 수익성이 개선된 만큼 안정성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기업 경영 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 대상인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됐다. 한은은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인 비금융 영리법인 2만 6880개 업체를 조사했다. 영리법인 약 80만 곳을 대상으로 하는 연간 기업 경영 분석과는 다른 통계다.
분석 결과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대비 17.7%로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요 회복과 수출 호조 등으로 전년(-3.2%) 대비 증가 전환한 것이다. 제조업(19.7%)과 비제조업(15.3%) 모두 매출이 크게 늘었다. 전자·영상·통신장비업(20.8%)과 화학물질·제품업(32.0%) 등 제조업, 운수·창고업(35.5%) 등 비제조업 등에서 매출이 크게 개선됐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2020년 5.1%에서 지난해 6.8%로 개선됐다. 제품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제조업은 5.1%에서 7.7%로 개선됐고 비제조업 역시 5.0%에서 5.7%로 나아졌다.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이자 보상 비율은 422.7%에서 680.0%로 크게 상승했다. 다만 번 돈으로 이자를 낼 수 없는 이자 보상 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33.0%에서 31.2%로 1.8%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원화 약세 등으로 인한 영업 관련 부채가 늘면서 부채 비율은 97.3%에서 97.7%로 다소 상승했다. 다만 영업 호조 등으로 자산이 늘어나면서 차입금 의존도는 27.7%에서 26.5%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