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3만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국내 법률시장 내 경쟁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치열해진 경쟁구도에서 각 법무법인(로펌)이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새 먹거리 찾기’로 선봉에는 태스크포스(TF)를 배치했다. 이들 로펌이 IT 기술의 발달과 국가 정책·규제 변화의 한 가운데에서 개헉에 나서고 있는 부문에 대해 살펴봤다.
“기업들은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과 규제 등 변화에 항시 대처해야 합니다. 뒤늦은 대처가 기업이 자칫 경영 리스크에 직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맞춤형 솔루션 제공으로 기업 성장을 돕는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법무법인 화우 본사에서 7일 만난 박상훈 대표 변호사는 정책분석TF가 기업 자문 등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단어로 맞춤·정확성을 꼽았다. 기업이 새 정부 출범이라는 변화의 물결에 완벽하게 대비하기 위해서는 사회·경제의 현주소를 파악해 올바른 경영 방향성을 선정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업들은 중대재채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과 같은 법률·규제는 물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바뀐 경영환경도 고려해야 한다. 플랫폼, AI(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신사업 분야도 체크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기업 안성맞춤형 토탈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10일 출범한 화우 정책분석TF가 인적 구성에서 단계적 논의 절차 설정 등까지 신경 쓴 이유다.
박 대표 변호사는 “선거를 거쳐 새 정부 출범하고, 정책이 현실화되기까지는 공약·국정과제·입법 등 3단계를 거친다”며 “정책 흐름의 맥을 정확하게 짚기 위해서는 변호사로서 법적 지식은 물론 과거 정부에서 재직하면서 쌓은 우수 인력의 경험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화우 정책분석TF는 출범 초기부터 내부 변호사와 고문 등 우수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출범 당시 박 대표 변호사를 중심으로 이광욱·이주용·홍정석 변호사로 팀을 구성했다. 또 18대와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성식 고문과 국회예산정책처장 출신의 이종후 고문도 함께 합류했다. TF 명단에는 석제범 전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고재철 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김동선 전 중소기업청장·임승태 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등도 이름을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는 각각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과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을 지낸 김재정·권영순 고문이 2차 멤버로 합류했다. 주 제네바 대사를 역임한 박상기 고문이 화우 정책분석TF에 새로 이름을 올린 때도 같은 시기다. 외교통상부 FTA상품교섭과에서 재직한 이성범 변호사도 함께 합류했다. 기존 화우 변호사를 물론 국회·공정위·금융위·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 등까지 각종 경험을 소유한 우수 인재들로 이른바 ‘어벤져스’급으로 TF를 구성한 셈이다.
이광욱 변호사는 “기업 등 고객에게는 뉴스레터 등을 비롯해 경영에 필요한 자문 내용을 신속하게 전달하고 있다”며 “정확한 방향성을 제공하기 위해 단계적 논의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우 정책분석TF는 정부관계(GR) 담당 변호사와 고문이 정책 방향을 분석해 선정한 아젠다를 공정거래, 노동, 조세, 지식재산 등 관련 분야 분야 그룹이나 팀에 전달한다. 이들 부서에서 재차 논의·분석한 결과를 다시 화우 정책분석TF에서 취합해 고객들에게 제시하는 방식이다. 우수 인재라는 토양에 새 정부 정책이라는 씨를 심고, 물·거름(단계적 논의 절차)을 줘 ‘토탈 솔루션’이라는 결실을 기업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표 변호사는 “‘약속(공약)→정책(국정과제)→제도화(입법)’라는 절차에서 기업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각종 요소는 물론 향후 대응방안까지 제시하고 있다”며 “단순히 형사·사법 대응에서 벗어나 기업 성장을 함께 하는 파트너이자 동반자로서 발돋움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특히 “선거 후 몇 개월 동안 유지되는 게 아닌 기업에 꾸준히 솔루션을 제공하는 조직으로 거듭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화우 정책분석TF가 설립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건 규제타당성연구소(가칭)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각종 정책·규제가 국내외 경제 상황이나 대중소기업 현황에 적합한지 연구해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활발한 내부 논의 프로세스에 우수 인력을 결합한 강점을 바탕으로 선거라는 이벤트에 몰두하는 아닌 꾸준히 기업 등 고객에게 한 발 앞선 대응 방안을 제시할 연구기관을 설치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