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4선 중진인 우상호 의원이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 6·1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내홍 수습에 나섰다. 민주당 당무위원회는 8일 초선의 이용우, 재선의 박재호, 3선의 한정애 의원과 박홍근 원내대표 등으로 구성된 비대위를 추인했다. 우 위원장은 86세대의 맏형 격인 데다 패배한 3·9 대선의 총괄선대본부장이었다는 점에서 ‘도로 586’ 비대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반면 우 위원장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중립을 지켰다는 점을 들어 당내 갈등과 분열을 원만하게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우상호 비대위 앞에는 수많은 암초와 과제가 놓여 있다. 우선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어지는 친명(친이재명계)·친문(친문재인계) 세력 간의 갈등을 수습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민주당이 진정 거듭나려면 대선·지방선거 연패,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한 뼈아픈 반성부터 해야 한다. 그동안 민주당은 소위 ‘개딸(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개혁의 딸)’ ‘문빠’ 등 극단주의자들에게 둘러싸여 눈과 귀가 가려졌다. 대선 패배 이후에도 독선·내로남불·몰염치 행태 등의 고질병은 여전했고 성 추문도 이어졌다. 게다가 극단 세력이 주도하는 팬덤 정치에 매달렸고 압도적 과반 의석을 무기로 ‘입법 폭주’까지 벌였다.
민주당은 이번에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식으로 대충 덮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우선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정치를 조장하는 극단주의 세력인 개딸과 결별해야 한다. 의회민주주의를 흔들지 않으려면 후반기 국회의 국회의장과 법제사법위원장을 모두 차지하겠다는 ‘독식’ 욕심을 버려야 한다. 문재인 정권의 비리를 덮기 위해 무리하게 밀어붙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도 철회해야 한다. 민주당은 몽니와 발목 잡기를 멈추고 정부 여당을 견제하면서도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