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그나마 재건축 이슈?…'30년 이상 아파트' 비율 높은 자치구서 거래 활발

노원 1·2월 120건→3·4월 290건으로 2.4배

도봉 44건→120건으로 3배 늘어

상계주공 21건에서 68건, 창동주공 9건에서 27건, 목동신시가지 9건에서 19건으로 증가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노원구 전경. /연합뉴스30년 이상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노원구 전경. /연합뉴스




서울의 주택 거래가 관망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새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3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은 자치구 위주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0년 이상 된 아파트 비율이 높은 자치구들의 올해 3·4월 거래 건수가 1·2월에 비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년 이상 된 아파트 비율이 각각 52%, 51%로 절반을 넘은 노원구와 도봉구의 거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전체에서 재건축 사업 추진이 가능한 30년 이상 아파트 비율이 24%인 데 비해 노원구와 도봉구는 두 배 이상 높다.



노원구의 3·4월 거래 건수는 290건으로 1·2월(120건)에 비해 141.6% 늘었다. 도봉구 역시 3·4월에 120건이 거래되며 1·2월의 44건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3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 비율이 35%인 양천구 역시 같은 기간 63건에서 126건으로 두 배 늘었다. 서울 전체 거래가 1903건에서 3181건으로 67.2% 늘어난 것에 비해 높은 증가율이다. 서울 아파트 월별 거래량은 지난해 11월 1359건을 기록한 후 올해 4월까지 6개월 연속 2000건을 하회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월간 거래량이 2000건을 밑돈 것은 2019년 2월(1459건)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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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단지를 살펴봐도 구축 아파트의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단지는 1·2월 매매 거래가 21건에 불과했지만 3·4월은 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68건이 거래됐다. 상계동의 공인중개사 A 씨는 “거의 모든 단지에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상계 주공아파트는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나마 다른 단지들보다 거래가 잘되는 편”이라면서 “특히 대선 이후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재건축 사업성이 좋은 전용면적 32~59㎡의 거래가 많았다”고 말했다.

도봉구 창동의 창동주공 거래량도 1·2월 9건에서 3·4월 27건으로 증가했다. 창동 인근의 공인중개사 B 씨는 “창동주공 3·17·19단지에서 거래가 특히 활발하며, 대선 이후 워낙 매수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 가격만 맞으면 바로 거래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지금도 창동주공 전용 69㎡가 호가인 10억 5000만 원보다 5000만 원 낮은 10억 원에 매물로 나오면 바로 사겠다는 손님들이 대기 중이다”고 귀띔했다. 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 거래도 같은 기간 9건에서 19건으로 늘었다.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이처럼 대선 이후 구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거래가 증가한 것은 새 정부의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30년 이상 아파트의 정밀안전진단 면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등을 제시한 바 있다. 구체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윤석열 정부 임기 내에는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판단한 수요자들이 재건축 가능성이 높은 단지들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은 “원래부터 수요가 많던 강남구와 함께 노원·도봉·양천구 등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며 거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전반적인 시장 관망세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의 기대에 따른 재건축 관련 거래는 앞으로도 꾸준히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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