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수출 공들인 K방산, 유럽서 잇단 ‘러브콜’

◆우크라戰 장기화에 재도약

가격·납기·사후관리 '엄지 척'

反러 정서 업고 해외진출 가속

"K2 도입 확대" 밝혔던 폴란드

한화·KAI·LIG넥스원 등 방문

노르웨이·에스토니아도 낙관

FA-50 전투기FA-50 전투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럽 국가들이 우리나라 무기 도입을 대거 추진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포화 상태였던 국내 방위산업이 수년간 해외 수출에 공을 들이다 각국의 군비 경쟁으로 재도약을 하게 됐다. 특히 해외 방산 선진국보다 가격경쟁력이 있고 납기도 매우 빠른 데다 사후 지원까지 호평을 받고 있어 앞으로도 해외 각국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K9 자주포K9 자주포




10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 육군·공군 대표 방문단은 8일과 9일 한화시스템(272210),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 LIG넥스원(079550) 등 국내 주요 방산 기업을 잇따라 방문하고 이날 출국했다. 이번 방문은 방위사업청 주관하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군 방문단은 8일 한화시스템 용인 레이다연구소를 찾아 레이다 기술에 대한 상세한 소개를 받았다. 이어 KAI를 방문해 국산 전투기 FA 50에 대한 설명을 듣고 대공 미사일 천궁II를 보기 위해 LIG넥스원도 방문했다. 또 국산 전차 K2를 생산하는 현대로템을 찾아 전차 성능을 직접 지켜봤다.

특히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 현대로템 공장을 방문해 K2 도입을 종전보다 더 늘릴 계획도 밝혀 수출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8일 현대로템은 공시를 통해 “K2 전차 수출과 관련해 폴란드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폴란드 외에도 노르웨이 군 당국과도 K2 전차를 당초 70여 대에서 100대 안팎까지 수출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노르웨이 수출이 확정되면 다른 북유럽 국가까지 추가 수출도 기대할 수 있다. 방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북유럽 국가 군 운용 특성상 노르웨이에 K2 추가 수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핀란드 등 국가들도 K2 도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또 폴란드 군 당국은 KAI의 FA 50 구매도 고려하고 있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폴란드 군 당국이 일주일 동안 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을 잇따라 둘러보고 간 것은 이례적”이라며 “실제 구매까지는 복잡한 협의를 해야겠지만 대규모로 국산 무기 도입을 하는 것은 거의 확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폴란드 군 외에도 유럽 주요국들이 최근 한국 무기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반러시아’ 정서가 강한 에스토니아도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추가 도입 의사를 시사했다. 올 4월 말 에스토니아 군 인사들은 한화디펜스 창원사업장을 찾아 K9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국가들이 한국 방산을 찾는 것은 역설적으로 국내 방산 시장이 포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술력은 이미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왔지만 국내시장이 부족해 가격, 납기, 사후 관리 등 추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방산 기업들은 몇 년 전부터 자주포·전차 등 국내 수요가 거의 다 끝난 상황”이라며 “글로벌 방산 기업과 비교했을 때 국내 수요가 없다 보니 해외로 눈을 돌려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적극적으로 사후 유지 보수를 하는 등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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