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부사장이 금호석화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박 부사장이 주축을 이루는 금호석화의 ‘3세 경영’ 체제에 힘을 실으며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호석화는 다음 달 21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스 동관 4층 대강당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고 10일 공시했다. 이날 주총에는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과 함께 권태균·이지윤 사외이사 신규 선임안도 상정된다.
박 부사장은 2008년 금호타이어 회계팀 부장을 시작으로 금호석화 해외영업팀 부장, 수지영업담당 전무를 거쳐 지난해 영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부사장은 안정적인 성과 창출로 회사에서 입지를 넓혀왔다고 평가받는다. 금호석화의 지난해 매출액은 8조 46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75.9% 늘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24.3% 늘어난 2조 4068억 원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냈다. NB라텍스와 타이어용 합성고무 등 주력 품목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금호석화는 영업본부장으로서 뛰어난 성과를 이끈 박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함으로써 영업 부문의 역할과 위상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금호석화가 박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경영권 승계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부친인 박 회장이 조카 박철완 전 상무와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박 부사장이 그 자리를 이을 것으로 점쳐져왔다. 박 부사장이 회사 경영 체계를 공고히 한 것으로 평가받는 만큼 승계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