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사형 선고" 러 재판부, 영국·모로코 용병에 극형 강행

/연합뉴스/연합뉴스




친러시아 반군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법원이 우크라이나군에서 '용병'으로 싸우다 포로가 된 2명의 영국인과 1명의 모로코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가운데, 이 영국인들이 실제로는 수년 전부터 우크라이나에 정착해 가족을 지키려던 정규군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이날 DPR 자체 법원이 사형을 선고한 외국인은 3명으로, 2명이 영국인, 1명이 모로코인이다.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DPR 측이 재판에 세운 외국인은 이들이 처음이다.

이들 중 영국인 숀 핀너, 에이든 애슬린이 '용병'으로 테러 활동을 했다는 게 DPR 측 주장인데, 실제로는 이들이 정규군에 소속됐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통상 용병은 전쟁 포로 협약에 따른 보호를 받지 못한다.



가디언은 28세인 애슬린은 잉글랜드 노팅엄셔 출신으로 2018년 우크라이나로 와 터전을 잡았으며 현재 약혼녀를 만났다고 전했다. 그는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에 정착했으며 우크라이나 시민권을 얻었다. 영국 시민권도 유지 중이다.그의 가족은 애슬린이 속한 부대가 우크라이나 해병대 36여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다. 그의 가족은 애슬린이 외국인 의용군이라거나 용병 또는 첩자라는 러시아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그가 사랑하는 약혼녀와 친구를 가진 청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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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너 또한 우크라이나 정규군인인 것으로 가디언은 보도했다. 48세인 그는 잉글랜드 베드퍼드셔 출신으로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에 정착했으며, 현재 부인을 만나 마리우폴에서 가정을 꾸렸다. 핀너는 애슬린과 마찬가지로 수년 전 우크라이나 국방부와 합법적 장기 계약을 한 정규군이며, 애슬린과 같은 36여단 소속 해병이다.

앞서 이날 타스통신 등 러시아 언론은 DPR 최고법원 재판부는 이날 "영국인 숀 핀너와 에이든 애슬린, 모로코인 사아우둔 브라힘에 대한 용병 행위, 정권 찬탈 및 헌정질서 전복 활동 혐의 등에 대해 심리했다"면서 "모든 증거에 대한 분석 결과 재판부는 3명의 죄가 증명됐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도 모두 죄를 인정했다"면서 "(법률) 규정과 정의 원칙에 근거해 사형이라는 징벌을 내리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한 달 안에 상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명의 영국인은 지난 4월 중순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에 투항했으며, 모로코인은 3월 12일 도네츠크주 볼노바하에서 포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DPR 법률에 따르면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이들은 총살될 것이라고 전했다.

친러시아 성향의 DPR은 이웃한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함께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분리·독립을 선포했고, 러시아는 지난 2월 말 두 공화국 보호를 명분으로 내건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개시에 앞서 이들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했다.


김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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