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얼굴 맞댄 美中 국방장관…대만 놓고 치열한 공방전

샹그릴라 대화서 국방장관 '대만' 설전

17개월 만에 대면회담

러 관련 미 "지원 말라" 중 "군사 원조 안해"


미국과 중국의 국방장관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대면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10일 중국 관영 중앙TV(CCTV)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이 이날 현지에서 양자 회담을 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회담에서 상당 시간이 대만 문제 논의에 할애됐다고 전했다.



미국 측은 로이터에 “오스틴 장관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자국의 정책에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하고 ‘더 이상 불안정하게 하는 행동들’을 삼갈 것을 중국 측에 촉구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중국과 직접 만나 재확인하면서 중국 군용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대량 진입과 같은 무력시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웨이 부장도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충돌 방지를 위한 ‘가드레일(안전장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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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스틴 장관은 중국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에 물질적 지원을 하지 말 것도 요구했다고 미 정부 고위 당국자가 설명했다. 이에 웨이 부장은 러시아에 대한 군사 원조 사실을 부인했다. 반면 웨이 부장은 미중 양국 군이 충돌과 대립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이 전했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열린 샹그릴라 대화에서는 미중 국방장관이 17개월 만에 대면 회담을 가져 관심을 끌었다. 회담에 앞선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 방문 기간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군사 개입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장이 커지자 백악관 등이 진화에 나섰지만 오스틴 장관이 한 인터뷰에서 “대만은 우크라이나와 크게 다르다”며 대만 유사시 미국이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해 양국의 긴장감을 다시 끌어올린 바 있다.

한편 오스틴 장관은 11일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의 다음 단계’라는 주제로 연설을 할 예정이며 12일에는 웨이 부장이 ‘역내 질서를 위한 중국의 비전’이라는 제목으로 발표에 나설 계획이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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